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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성공하는 이야기 쓰는 법 - 4

의심과 피로를 이겨내고 독자에게 다가가기

by 프로디

'이야기 시리즈'는 이런 내용을 알려드립니다.

이야기로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

감정과 서사로 매력적인 이야기 만드는 방법


순서대로 읽으면 좋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야기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요약하자면 첫째, 이야기는 감정과 본능을 자극하고, 기억에 잘 남는 단순한 구조를 따르기 때문에 논리보다 강합니다. 둘째, 어떤 이야기에 빠져들면, 그 이야기는 나에게 현실이 됩니다. 그래서 빠져드는 이야기는 사람의 인식과 행동을 바꿉니다.


이 글은 이야기 시리즈의 마지막 글입니다.

오늘은 이야기를 만들 때 꼭 피할 두 가지 함정과 해결법을 알아볼게요.


이 두 가지를 피하지 못하면 이야기는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소통은 원래 어렵습니다

혹시 남을 가르쳐 보신 적 있나요?


저는 과외도 하고 학원 강사도 했었는데요, 정말 힘들었어요. 사실, 가르치는 일은 어렵지 않았어요. 그런데 아이들을 관리하는게 어렵더라고요. 숙제를 해오라 해도 안 해오고, 그만 자라고 해도 자고 말이죠.

그 과정에서, 사람은 원래 남의 말을 잘 안 듣는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남을 바꾸는 일은 원래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두 가지, 피로와 비판 때문입니다.


사람의 세계관을 바꾸면, 행동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관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인간은 새로운 생각에 저항하니까요. 사람은 피로감과 비판으로 저항합니다.


1) 피로는 '귀찮다!'라는 느낌입니다.

세상에는 우리 주목을 끄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핸드폰을 열면 인스타그램, 틱톡, 카톡, 릴스, 숏츠, 유튜브가 쏟아집니다.

밖으로 나가면 전광판, 광고판, 전단지, 광고방송, 간판이 우리 주목을 끌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온 세상이 우리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 신경 쓴다면 우리는 과부하에 걸리고 말 겁니다. 편의점에 가서 과자를 고르려고 해도, 모든 과자를 다 보고 일일이 판단해야겠죠.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살면서 마주치는 것의 99%는 무시합니다. 피곤하니까요.


반대로 우리가 타인을 설득하려면, 일단 관심을 끌어야 합니다.

이런 원리는 글쓰기에도 적용됩니다.



2) 비판은 '진짜?'하고 의심하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사기꾼을 탐지하는 본능이 있어서, 남들이 어떤 생각을 강요하면 더 경계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거짓말쟁이를 싫어하고, 뒷광고에 분노하고, 전도하는 사람을 피합니다.


책 "스틱"은 이렇게 말합니다.

청중에게 정면으로 돌진한다면,
그들은 거기 맞서 싸운다


작용-반작용처럼, 무엇이든 강요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거부합니다.


어린아이들은 아직 비판 의식이 없어서 눈에 보이는 대로 믿습니다. 그래서 길에서 만난 낯선 사람을 따라가고, 눈에 뻔히 보이는 사기에 속습니다. 하지만 성인은 보이는 것을 모두 믿지 않습니다.


즉, 피로와 비판은 우리를 지켜주는 감정이지만, 동시에 우리 이야기를 방해하는 장애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감정과 서사를 활용해서 이 둘을 모두 자연스럽게 우회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믿게 되는 이야기 설계

히틀러의 선동을 담당했던 괴벨스는 말했습니다.

프로파간다는 대중이 의식하는 순간 힘을 잃는다.


메시지가 드러나지 않을 때, 이야기는 비판의식을 우회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직접 그 결론을 내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특정한 결론을 낼 수밖에 없게 설계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어떨까요?


이전 글에서 소개한 PR의 창시자 에드워드 버네이스는 이야기를 설계해서 베이컨 판매량을 올렸습니다.

버네이스는 신문에 '내과 의사들은 든든한 아침을 권장한다'라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그 옆에는 '베이컨과 계란은 좋은 아침 식사 메뉴'라는 기사도 올리죠.


두 기사를 모두 읽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베이컨 = 든든한 아침'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직접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비판하지 않고 베이컨을 찾게 됩니다.


비판의식은 이렇게 우회하는 겁니다. 최근에 논란된 TV건강프로그램 & 건강기능식품 광고도 이런 식으로 작동했지요. 제품의 장점을 자랑하는 노골적인 광고는 비판과 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재밌고 자연스러운 이야기는 이런 생각을 심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얘기는 이전 글에서도 했습니다.


그럼 이야기를 설계할 때 감정과 서사를 담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2) 무섭고, 놀랍고, 환상적인 이야기

가장 강력한 감정은 공포, 환상, 놀라움입니다. 이 3가지 감정을 이야기에 담으면 이야기가 주의를 끌고 의심을 피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좋고 나쁜 것으로 판단합니다.

거의 모든 것들은 아주 좋음과 아주 나쁨 사이에 있어서 평범하죠.

이런 것들은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반면, 아주 좋거나, 아주 나쁜 것들은 관심을 끕니다. 무섭거나, 환상적인 것들이죠.

무서운 이야기는 잔인하거나, 위험한 주제를 다룹니다. 중요한 위험을 다루는 이야기는 이목을 끕니다. 자동차 사고가 나면,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보고 나면 기분이 나빠지는데도 사고 현장을 보고 싶어 합니다. 공포 영화를 보는 이유도 같습니다. 생존본능 때문에, 우리는 공포와 위험에 집중합니다. 보이스피싱에 사람들이 속는 이유도, 겁을 먹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사기였다면 제대로 듣지도 않았겠지만, 인질로 잡힌 자식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상황을 냉정하게 비판할 수 없게 됩니다.


반면, 환상적인 이야기는 욕망을 다룹니다. 돈/관계/권력처럼 우리가 본능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법에 관한 이야기는 주목을 끕니다.


혹시 '이뻐지는 주파수' 영상 아시나요? 의학적인 근거가 없겠지만, 사람들은 이런 영상에 빠져듭니다.

이 사람들을 정말 예뻐지고 싶었을 뿐입니다.

놀랍습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준다고 하면, 사람들은 비판 없이 믿습니다. 다단계나 사기도 말도 안 되는 수익률을 약속하며 이런 심리를 자극하지요. 이는 설득의 원칙에서 다룬 내용이기도 합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사기를 당하는 이유도, 이처럼 감정에서 말려들었기 때문인데요, 이는 나중에 의사결정 시리즈에서 다루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놀라운' 것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불확실성입니다. 우리는 이런 불확실성을 얼른 해소하고 싶어 하죠. 그게 바로 놀라운 것의 매력입니다. 또한, 놀라운 이야기는 우리 예상을 강하게 깨며 도파민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충격적인 이야기, 신기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이런 기사는 조회수가 높습니다.

정보이론을 창시한 클로드 섀넌이 ‘정보는 놀라움이다.’라고 말했듯, 놀랍고 충격적인 것은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죠.


이처럼, 놀랍고, 무섭고, 환상적인 이야기는 우리의 비판의식을 멈춥니다.


혹시 지구 평면설을 아시나요?

지구가 사실 평평하고, NASA가 이를 숨기고 있다는 음모론입니다.

실제로 미국인의 1~2%는 지구가 정말 평평하다고 믿는다고 하네요.

놀랍죠?


너무 허무맹랑해서 오히려 판단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평평한 지구를 NASA와 세계 정부가 숨기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더해집니다. 공포와 환상까지 자극하니 사람들은 더욱 빠져들죠. 잘 나가는 음모론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이러한 3가지 감정의 원리는 여러 곳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담으면 이목을 집중하고, 비판을 멈출 수 있으니 설득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죠.


제목을 지을 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매력적인 이야기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서사입니다.


3) 빠져드는 이야기의 4가지 서사

책 '세상은 이야기로 이루어졌다'에 따르면, 흥미로운 이야기는 비슷한 서사를 따릅니다.


1. 협력: 사람들이 서로를 돕는 감동적인 이야기 (구원, 희생)

2. 변화: 약하거나 어린 사람이 성장해서 강해지는 이야기 (변신, 성장)

3. 승리: 고난을 이겨내거나 경쟁에서 승리하는 이야기 (경쟁, 복수, 역전)

4. 쟁취: 찾던 것을 구하거나 사냥해서 얻어내는 이야기 (사냥, 탐색)


이런 이야기들은 모두 인간 사회에서 꽤 중요한 가치를 다룹니다. 첫 글에서 설명했듯, 우리는 생존에 도움 되는 정보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서사는 흥미롭습니다. 이는 예전에 다룬 9가지 도덕감정과도 관련이 있죠.


요약하자면, 서사와 감정을 활용하면 이목을 끌고 몰입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해리포터는 단순한 마법 이야기가 아닙니다.

고아로 자란 해리가 성장해서 세계 최강의 마법사가 되고, 친구들과 협력해서 싸우며, 부모님의 원수인 악당과 싸워 이기고, 죽음의 성물과 세계 평화를 쟁취하는 이야기입니다.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마법사 세계의 환상, 이름도 부를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볼드모트의 공포, 스네이프의 진심이나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발견하는 충격도 있습니다.


그래서 해리포터는 감동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해리포터를 볼 때 '이건 허구야'라고 비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해리가 위험에 처하면 함께 긴장하고, 해리가 이기면 우리도 기쁩니다. 철저하게 몰입합니다.


이야기는 마법입니다

예시로 든 해리포터 외에도, 어벤저스, 삼국지, 스타워즈 등 모든 훌륭한 이야기는 이런 감정과 패턴으로 가득합니다. 에드워드 버네이스 같은 설계자는 이야기에 감정과 서사를 담아 사람들이 아침마다 베이컨을 먹게 만들었고, 여자들이 담배를 피우게 만들었으며, 과테말라 정부도 전복시켰습니다.


버네이스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힘은 이야기에 있습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은 마케팅이자 스토리텔링이자 PR이자 프로파간다이며, 인간이 가진 가장 오래된 힘 중 하나입니다. 또한,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감정과 패턴이 담긴 이야기는 현실을 바꿉니다.

이제 여러분도 그 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은 이야기꾼이다.
그는 다음 세대의 비전과 가치, 목표를 정한다.
- 스티브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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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참고한 책: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프로파간다, 끌리는 문장은 따로 있다, 놀라움의 힘, 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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