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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과외

PURA VIDA_006

by 지구숲지기






오늘은 아침으로 평소와는 다른 음식을 먹었다. tortilla con queso(또르띠야 꼰 께소)라고 해서 치즈를 넣어 만든 또르띠야인데, 맛있었다. 집에서 만든 거라 그런지 보통 이곳 사람들이 마트에서 사 먹는 또르띠야보다 훨씬 맛있었다. 마리 씨는 나에게 매일 아침 과일을 두 가지씩 주시는데, 오늘은 수박과 멜론을 주셨다. 수박은 별로 달지 않았는데 멜론은 단맛이 강하고 맛있었다. 어두운 데다가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어 화질이 좋지 않다.





이번 주부터 마리 씨의 언니인 요란다 선생님께 스페인어 과외를 받기로 했다. 과외를 받고 돌아오는 길에 꽃 한 송이를 찍었다. 과외를 하는 장소는 학원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고, 한국으로 치자면 공부방 정도 되는 곳이다. 요란다 선생님은 독일에서도 오래 사셨는데, 그래서 이곳에서 독일 사람들에게 스페인어를 많이 가르쳤다고 한다. 교재도 독일어로 된 스페인어 교재가 많았다. 일단 나와 간단히 인사를 하고, 수업료에 대하여 설명해 주셨다. 1시간에 18달러이고 수업료는 주마다 후불로 지불한다. 지난번에 가서 상담을 받았던 학원보다는 쌌지만 일주일에 2시간씩 나흘이나 수업을 받고 달러로 수업료를 내니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삶을 조금 더 윤택하게 하려면 언어를 빨리 체득할 수밖에 없기에 그냥 그 자리에서 바로 수업 시간을 정했다. 또 선생님도 괜찮은 분인 것 같고, 무엇보다 장소가 집하고 매우 가까워서 마음에 들었다. 나는 간단하게 스페인어 테스트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당장 내일부터 수업 시작이다. 코스타리카 도착 후 한 달 안에는 스페인어 수업을 받을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계획대로 됐다. 열심히 해보자!





점심을 빵과 우유로 때우고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소피의 조카 안드레스가 왔다. 안드레스와 인사를 하고 내 방으로 왔는데, 안드레스가 나에게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다. 들어오라고 하니 스타워즈 레고를 보여 주며 이걸 아냐고 물었다. 아무래도 나에게 말을 걸고 싶었던 것 같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안드레스에게 전통 공기를 보여 줬다. 한국의 장난감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시범을 보이니 관심을 보였다. 얼마간 안드레스에게 공기를 가르쳐 주고 있으니 안드레스의 엄마인 멜리나와 안드레스의 동생 마띠야스가 왔다. 마띠야스는 저번처럼 낯을 가리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소피가 마띠야스에게 내가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있으니 가서 보여 달라고 하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마띠야스가 공기 하는 걸 눈을 반짝이며 보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공기를 가져오길 잘했다.





안드레스 그리고 마띠야스와 놀고 있는데 옆집에 사시는 박 선생님이 혹시 장을 보러 같이 갈 거냐고 물어보시기에 그러겠다고 했다. 장은 PERI라는 곳에서 봤는데 대형마트쯤 된다. 많이는 아니지만 여러 군데에 있는 것 같다. 집에서 쓸 큰 치약과 학교에서 쓸 컵을 비롯해 끼니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조금 샀다. 나는 요리를 전혀 못 한다. 할 줄 아는 거라곤 요리 축에는 끼지도 못할 계란 프라이와 계란찜, 라면뿐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계란찜을 할 줄 아네....잊고 있었다. 여기에서 계란찜을 할 수 있을까?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요리이니 홈스테이 가족들에게 그거라도 해주고 싶다. 한인마트에 갈 수 있으면 짜파게티만이라도 좀 사 와서 해주고 싶은데. 한국에서 짐을 쌀 때 공간이 없어 김을 모조리 뺀 것도 아쉽다. 저녁에는 마트에서 장을 본 걸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요리를 못 하니 뭘 먹어도 빵이구나. 몸에 좋지 않으니 줄여야겠다. 그렇지만 딱히 먹을 수 있는 것도 없어서 고민이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전에 이 집에서 홈스테이를 했던 리까르다라는 독일 여자애가 놀러 왔다. 남자친구가 코스타리카 사람이라 놀러왔다고 했다. 나는 곧 방에 들어가서 엄마와 30분 정도 통화를 했고, 통화를 하고 나오니 리까르다는 가고 없었다. 소피와 에스떼반은 슈퍼에 다녀온 것 같았다. 슈퍼에 다녀온 소피는 나에게 초콜릿을 내밀었다. 나는 어제 소피가 귀엽다고 한 카카오톡의 캐릭터 포스트잇을 반절 떼어 내밀었었는데. 소피랑 점점 친해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의 기록_2016.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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