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감탄식당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와이룰즈 Jan 09. 2020

오히려 기본이 특별하다

(사진은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종각역 근처 오래된 빌딩 지하에 백반집이 하나 있다. 11시 30분부터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하더니 10분 만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다. 족히 20m는 되어 보이는 복도 끝 모퉁이를 두른 줄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확인이 안 된다. 그렇다고 대단한 맛집이 아니다. 계란말이, 제철 나물 무침, 닭볶음탕, 잡채, 김치, 김치찌개, 고등어구이, 브로콜리+오징어+초장까지 총 8가지 메뉴가 나온다. 1인당 7,500원이니 가격도 매우 착하다. 점심 한 끼로 너무 만족스러운 식사다. 그것만으로 일주일에 몇 번씩이라도 오고 싶게 만든다. 점심시간에 일하는 직원이 홀에 7명, 주방에 6~7명 정도가 일하고 있었다. 과연 얼마나 남을까 싶지만 넓은 평수에 워낙 사람들도 많아 박리다매로 충분히 적지 않은 수익이 날 거라 예상된다. 심지어 회전률도 기가 막힌다. 같은 공간에 백반집이 2~3개 더 있는데 유독 이곳만 그렇게 줄을 선다. 왤까?


이처럼 직장인들이 모여 있는 상권에는 검색은 안되지만 직장 선배로부터 구전에 구전되어 그 명성이 유지되는 곳들이 있다. 그들의 특징은 다른 거 없다. 기본에 충실할 뿐이다. 온갖 상술이 판치는 요즘은 기본만 지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사람들이 비싼 '타다'를 타는 이유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저 택시업의 기본을 잘 지켰기 때문이다. 어떤 마케팅을 해서 매출을 올릴까 걱정을 한다면 우리 식당에서 파는 메뉴 혹은 상품들은 기본기가 잘 지켜졌는지 되돌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사람들은 '충실한 기본'을 오히려 '특별함'으로 여긴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래가는 빵집의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