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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와이룰즈 Jul 25. 2020

바리스타 필요 없는 궁극의 카페

여의도 신영증권 빌딩에는 '더치랩(DUTCH LAB)'이라는 카페가 있다. 이 테이크아웃 카페는 오로지 콜드브루만 판다. 하지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콜드브루는 아니었다. 주문할 때 조금 새로운 메뉴라 한참 동안 메뉴 들여다보다 더치보이라는 음료로 주문했는데 '공부차'라는 차 전문 브랜드의 보이차를 이용해 개발한 메뉴였다. 콜드브루와 보이차의 향이 한데 섞인 맛이 꽤 만족스러웠는데 이렇게도 커피의 영역이 넓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놀랐던 부분이었다. 이처럼 모든 메뉴가 홍차, 우유, 보이차와 함께 베리에이션 된 음료였다. 메뉴와 맛에서 확실히 자기 색깔을 보여줬다.  



지금 이 시점 가장 궁극적인 카페

아마 지금 이 시점 가장 궁극적인 카페가 아닐까 하는데 그 이유는 운영적인 측면에 있다. 바리스타의 에스프레소 혹은 핸드드립 추출 역량이 전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말을 할 줄 모르는 외국인도 주문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인데 실제로 내가 주문할 때 한국말을 잘 모르는 듯한 외국인이 주문을 받았다. 프로세스는 간단했다. 일단 주문을 받으면 단 몇 초 간 탭에서 콜드브루를 따라 건네주는 것, 그게 끝이다. 라떼의 경우에도 따로 제조할 필요 없이 그저 탭에서 따라 주기만 하면 된다. 이런 이유로 콜드브루 전문 매장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우연히 그 방식이 정확히 구현된 카페를 발견한 것이다. 



결국 얼마나 남기느냐의 문제

최근 리테일테크 혹은 푸드테크 분야에서 한창 성장하고 있는 쪽이 바로 자동화 혹은 무인화다. 로봇 팔이 직접 핸드드립을 내려주기도 하고 치킨을 튀겨주는가 하면 밥을 볶아 주기도 한다. 이제 한창 개척되고 있는 시장인 만큼 잠재력이 크지만 적지 않은 초기 투자 비용이 든다. 로봇이 만들든 사람이 만들든 이러한 운영 효율화의 최종적 목적은 결국 비용 절감이다. 카페가 사실 수익성이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직접 개발할 역량이나 자원 부족하다면 방법은 두 가지인데 제대로 된 자동화 솔루션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던지 아니면 접근 방식의 변화다. 나는 후자의 방식 중 하나가 더치랩이라고 본다. 물론 이런 방식이 수익성 증대에 있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따져봐야 할 일이다. 


탭에서 콜드브루를 따라주는 방식은 스타벅스에서도 하고 있는 방식이고 타 커피 브랜드에서도 이미 수년 전 유행할 때 한 번 휩쓸긴 했다. 하지만 그저 또 다른 커피 음료의 출시였지 인상적인 곳은 별로 없었다. 결국 어떻게 소비자에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질 수 있음을 되뇌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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