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스쿨 윤정현 Nov 20. 2023

결핍과 채움

그의 얼굴은 그의 삶의 노래다


사랑받을 때 사랑을 받아야

애정결핍이나 애착결핍이 해소될 수 있다.

충분히 사랑받고 나면, 채워졌다는 포만감에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하지만 어렸을 때 애정결핍으로

채워지지 않은 영혼의 고픔을 가지고 자라면

성인이 되어서도 그 결핍은 해소되지 않으며

자녀에게도 따뜻한 정을 줄줄 모른다.

쌀쌀함이나 매몰찬 느낌, 차갑고 매정한 느낌은

그런 따뜻함을 받아보지 않은 현상 중 하나다.

이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아야 할 대상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내쳐진 느낌이다.


그렇게 될 때 타인을 통해

끊임없이 인정받으려는 욕구에 스스로 갇힌다.

그것을 채움 받지 못할 때 타인을 지배하려 한다.

가스라이팅을 통한 지배나

권력을 통한 지배를 행사하려 한다.

부와 명예를 통한 우회적인 과시 또한

채움 받지 못한 욕구의 또 다른 표현이다.

스스로 채움을 받으면 무엇으로 채우려 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하나의 도구일 뿐이지 목적이 아니다.

채움을 받지 못한 결핍자들은 그러한 도구들이 과시용이다.

'내가 이 정도로 이루었어. 어때 나 대단하지?'라는

하지만 그것이 더 나은 것을 위한 도구로만 활용될 때

그것으로 채우려 하지 않으며,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타인과 세상을 더 이롭게 하는 수단일 뿐이다.


채움은 내적으로 채우는 것이지

외적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다.

외적으로는 절대 채워지지 않는다.

어렸을 때의 채움은 대부분 저절로 채워진다.

부모와 환경을 통한 채움이기 때문에.

이때 채움 받지 못한 사람은 대부분 결핍으로 남는다.

이는 또 다른 대상을 요구한다.

학교에서 친구나 선생님,

사회의 선배나 멘토를 통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래서 인생의 커다란 축복이다.

가족으로부터 채움을 받지 못한 사람이

세상을 통해 채움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이때 그는 스스로 배워야 한다.

자아의 인격적 성장을 위한

가치관의 확립과 철학을 요구한다.

하지만 사회로 내던져진 성인은

그것에 대한 필요성을 상실한다.

생계와 사회적 성공을 위한 경쟁으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년이 되면 그 결과의 열매를 받는다.

마흔이면 불혹이라고 했다.

세상의 유혹적 현상에 지배받는 존재가 아니라

삶에 대한 철학이 정립된

진정한 어른으로 자신을 성숙시키며

타인을 위한 겸손과 배려, 지혜와 사랑

공동체를 위한 나눔과 이타애를 실현하는 단계다.

그렇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외적, 물질적 유혹에 노예로 살아간다.

이기적이며, 사악하지만 그것을 감추고 살아간다.

하지만 삶의 철학이 뚜렷한 사람들의 눈에는

그들의 추악한 민낯이 거울처럼 보인다.

조금의 차이가 있지만

인간은 이렇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평안함과 온유함, 자비로움과 여유가 넘치는가 하면

항상 불안과 초조함, 의심과 두려움으로

하루하루 시간을 쫓기는 삶으로 살아간다.

전자냐 아니면 후자냐의 인생은

스스로 심은 대로 거둔다는

인과의 법칙을 따라 그 얼굴에 새겨진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는 인간 언어의 발달 과정을 보고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