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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스쿨 윤정현 Apr 18. 2024

어쩌면 운명인 거야

어쩌겠어 네가 먼저 알아버렸으니


착한 아이 콤플렉스는

착한 아이인 척하는 사람이야


진짜 착한 아이는 척하지 않아


착한 아이는 타인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타인을 사랑하기 때문에 착하게 살아


착한 아이 콤플렉스는

타인에게 사랑받기 위해 착하게 살아

모든 사람이 자기를 사랑해 주기 바래

그래서 나쁜 아이 또는 강자에게도 비굴해져


누구에게 사랑받지 못하거나 버림받을까 봐

항상 두려워하기 때문에 눈치를 보고 살아


그 불안 자체를 견딜 수 없기에

누가 억울한 일을 당하고

스스로 억울해도 강자가 난리를 피우면

권력의 자리에 있을지라도

그걸 조율,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하기에 일단 소란 자체가 잠잠하길 바라지

결국 약자의 편에 서서 대변하는 자가 아니라

강자의 편에 서게 되는 거지.


하지만 진짜 착한 아이는 그렇지 않아

타인을 위해 살기에

옳지 않거나 부당한 것을 보면 분노하지

그는 자기의 불편함이나 부당함에 개의치 않고

올바른 편에 서서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싸워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그는 스스로 명확하게 알고 있지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걸린 아이는

옳고 그름의 기준이 타인에게 달렸어

타인이 자기를 인정하고 사랑해 주는 기준

그래서 그것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강자의 편이든 부도덕하든 상관하지 않아

늘 타인을 의식하므로

자기의 기준이 바뀌기에 줏대가 없지


이들은 나쁘려고 나쁜 편에 드는 것보다

스스로 강자의 권력을 이길 수 없다고 느끼기에

굴복해서 조용해지는 안정감을 택하는 거야


하지만 이런 이들로 인해

세상과 타인은 엄청난 손해를 봐

이들의 우물쭈물함과 어리석음

불의와 강자에 타협하는 자세

박쥐처럼 눈치 보며 이리저리 간 보는 비굴함은

악한 자들이 큰소리치는 세상을 만들지


이완용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핑계로

국가와 국민을 팔아먹은 악인의 편에 섰고

안중근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악인을 처단하는 올바름에 섰지


지금도 입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인간들이

권력의 세계에 부나방처럼 떠돌지만

자기와 기득권의 이익을 위하는 이완용들이 있고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의 권익을 위해

억울함을 당할지라도

자신의 신념과 올바름을 위해

목숨까지 아까워하지 않고 일하는 안중근 의사들이 있어


인간은 자아적이고 근시안적이라

살아 있는 영웅들은 인정하지 않으려 해

그들이 훌륭하다고 인정하는 순간

자신은 못난 인간이라고 착각하는 무의식이 작동하거든

시기질투가 더 나은 세상을 방해하고 있지만

스스로는 상대방의 작은 단점 또는 왜곡된 것들을 이유로

스스로의 못남을 감추고 있거든


하지만 그러는 중에도 인류가 발전함은

눈물 나는 세상에서도

또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세상에서도

그들이 고군분투하며 희생하기 때문이지

그들의 옳은 신념은

이 세상의 그 어떠한 반대에도

불굴의 의지로 뚫고 나가는 열정 때문이야


그리고 일부는 그들의 고군분투를 알아보고

함께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지

이들은 그들 만큼 능력이 없을지라도

그들의 희생과 노력을 고마워하는 거지

자기를 대신해 자신과 국가, 국민을 위해

애쓰는 그 애씀이 마음으로 느껴지니까 지지하는 거야


마음이 자기만 위하는 이기심으로 가득하거나

혈연, 지연, 학연에만 매몰된 자들은

입으로는 안 그런 척 해

그렇지만 속은 가증스러움으로 가득 차서

그들의 리그 안에 들어오지 않는 자들을 배척해


그래서 인간이 깨어난다는 것이 그토록 소중해

자신의 발등을 찍고

자기 자식들과 그 후손들까지

해로운 세상을 그들 손으로 자행하면서도

스스로 옳은 일을 한다고 착각하거든


어쩌겠어

그들은 그들의 길을 가는 거고

그렇다고 옳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그 옳은 길을 포기하거나 내려놓을 수 없으니깐


더 나은 길을 발견한 자들이

시대마다 외면받고

고독하고 외로운 길을 갔지만

그 선구자의 길을 선택한 것은

어쩌면 운명 아닌 운명이니깐



윤 정 현



어쩌겠어 네가 먼저 알아버렸으니

너는 이제 가지 말라고 해도  갈 거잖아

네 모든 것, 목숨까지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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