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리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본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감상을 담고 있습니다.
2018년 1월에 떠났던 베트남 여행은 가족끼리 떠나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그 여행지로 다낭을 선택한 것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다낭이 한국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로 떠오르는 중이었고, 낯선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동생이 쌀국수와 볶음밥을 즐겨 먹는다는 게 전부였다.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자유롭게 먹는 국내 여행에 익숙한 우리는 패키지여행은 고려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덕분에 생겨난 여행 전에 해야 할 일들_항공편과 숙소 예약부터 일정 짜기까지_은 나의 몫이 되었다.
나름의 분주했던 준비 끝에 떠난 베트남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두운 밤이었다. 내리자마자 예약해 둔 픽업 차량을 타고 숙소에 도착하고서야 여기가 베트남이구나, 싶었다. 늦은 시간의 고요함이 내리 앉은 낯선 골목과 낯선 건물. 맹숭맹숭한 첫인상이었다.
한밤의 베트남과 낮의 베트남은 확실히 달랐다. 한 시장 바로 앞에 위치해 있던 첫 숙소 앞을 나오자마자 분주한 사람들과 털털털 소리를 내며 달리는 오토바이들, 화려한 색의 간판들을 단 상점들이 우리를 반겼다. 낯선 풍경을 가로질러 들어간 시장은 동대문 시장과 광장시장의 어느 중간 즈음의,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 같기도 했고, 전혀 보지 못했던 곳 같기도 했다. 어물쩡 어물쩡 신선한 과일을 사러 간 곳의 상인들은 베트남어와 서툰 한국어를 섞어가며 손짓했다. 낯선 길을 걷다 보면 몇 발자국마다 한국인들의 말소리가 들려왔고, 베트남의 스타벅스_정말 스타벅스 같은 인테리어였던_라는 하이랜드에서는 베트남식 커피인 카페 쓰어다를 마셨다. 낯설면서도 익숙한 곳. 외국이지만 한국 같기도 한. 다시 떠올려 본 다낭은 그런 곳이었다.
그와는 별개로, 다낭은 그냥 좋았다. 인상은 모호했고, 뭘 했나 떠올려 보면 별 것도 없었는데도 좋았다. 심지어는 그 멀리까지 가서 싸우기까지도 했는데도. 실망스러웠던 기억들은 흐려졌고 즐거웠던 기억들_예쁜 노을, 푸른 바다, 맛있는 음식들과 귀엽고 친절한 호텔 직원 같은_만 남았다.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나 하나 뿐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이 후로 베트남은 우리 가족 해외 여행지 1순위가 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