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재,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 대해 말하다
요즘 들어 교권이 보이지 않게 무너지는 모습을 뉴스에서 심심찮게 많이 보게 된다.
초등학교 6학년이 보건교사에게 생각지도 않은 추행을 저지르지 않나
중학생이 야구방망이로 교사를 폭행하지 않나
심지어 제주의 한 중학교에서 40대 교사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지 않나
여러 가지로 보이지 않게 무너지고 있는 교권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고구마를 376개 이상 먹은 것처럼 답답해 미칠 것만 같다.
나의 학창시절 때만 해도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를 절대로 밟지 말아야 한다는 정설이
절대적으로 세상을 지배했었는데 지금은 그것이 아닌 모양이다.
스승은 학생을 항상 바르고 올곧은 방향으로 인도해주는 분이고
제자는 그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제자가 스승이 자신에게 훈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부모에게 고스란히 말한 다음 부모가 그 스승을 향해 '왜 내 자식에게 훈계하고 그러냐'면서
마치 제자가 학교의 왕이라도 되는 것처럼 따지듯이 덤벼드는 모습이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던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완전히 파괴하는 셈이 되버렸다.
학교는 학생들만의 것이 아니다.
그 학생들을 위해 여러 가지 분야에서 애쓰시는 선생님들의 공간이기도 하다.
2023년에 모두를 분노와 경악에 빠뜨리게 만든
서울 서이초등학교의 교사 사망 사건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거의 닦달하듯이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의 지속적인 압박에 시달리다가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하고만 서이초등학교의 교사.
이를 본 교육 당국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것에서도 고구마를 376개 이상 먹은 듯한 답답함이 느껴진다.
스승과 제자 그리고 학부모.
가장 아름다운 학창시절이 만들어지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관계다.
이 관계가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변함없이 자연스러워지려면
학교와 교육청 그리고 교육 당국의 지속적인 노력과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확실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