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요가 수련자가 채워간 ‘요가스러운 하루’의 기록
좀 거창한(?) 표현 같기도 하지만, 오늘은 세계 요가의 날이다. 그것도 UN에서 제정한 날이라니 신기하다.
이 날을 기념하며 요가 브랜드의 샤넬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룰루레몬에서 ‘온라인 요가 여행’이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요즘 시기가 시기인만큼 많이 사람들이 모여 함께 요가하기는 어려워서 그 대안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요가를 여행하듯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것. (이래서 룰루레몬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ㅎㅎ)
숨쉬는 고래 스튜디오에서 함께 수련하고 있는 웰니스 일러스트레이터 다희님(@BARABOM_LIDA)의 작품이 담겨있는 미니 요가 키트도 선물 받아서 그 기대감이 더 커졌다. 다희님의 요가 일러스트레이션 스티커, 카톡 이모티콘을 보면서 룰루레몬 브랜드 마케터분들의 브랜딩 방향성도 읽어볼 수 있었다. 이제 요가를 ‘그들만의 수련, 그들만의 운동’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 속 활동’으로 가져오려는 노력을 엿본다.
A little yoga goes a long way.
이 슬로건도 넘 맘에 든다. 사부작사부작 작은 발걸음이 이어져 먼 길을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요가도, 삶도 그런거겠지.
여담이지만, 내 소개를 할 때 ‘요가를 좋아하는, 요가하는 남자’라는 이야기를 꺼내면 다들 약간의 의아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20대, 30대 여성들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하는 게 요가 아닌가?’라는 사회적 편견이 아직도 많이 있는 듯하다. 그럴 때면 난 꿋꿋이 요가의 장점, 매력을 설파하는 요가 전도사(yoga evangelist)가 된다.
일요일 아침 알람을 맞춰놓고 멀리 미국 미시간에서 전파를 타고 우리집 거실까지 날아온 요가소년의 인스타 라방을 보며 몸을 풀어낸다. 기본적인 자세부터 꼼꼼히 설명하는 그의 이야기에서 다시 한번 요가 인구 저변 확대에 노력하는 룰루레몬의 의지를 엿본다. 수리야나마스카 A 플로우를 천천히 따라하다보니 몸과 마음도 활짝 열린다. ‘어제의 나’와 비교하지 말라는 요가소년의 당부가 머릿속에 메아리친다. 다른 사람들과 심지어 어제와 미래의 나와 늘 경쟁하듯 달려온 나를 마음 깊이 안아줬다.
요즘 Beer yoga도 있다고 하던데 주말 나의 요가 루틴은 ‘요가 그리고 시원한 커피 한 잔’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요가복을 입은 채로 집 앞 스타벅스로 천천히 걸어간다. 디카페인 아이스라떼를 싸이렌 오더로 주문하고선 한 걸음 한 걸음을 깊이 누리듯이.
오후 4시.
시작 10분 전에 요가 매트도 깔고 아이패드도 잘 보이는 자리에 세팅해놓고 숨쉬는 고래 스튜디오 세 분 선생님의 수업을 기다린다. 부진샘, 타라샘, 채린샘 세 분이 한 시간을 두고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가실지 너무도 궁금하고 궁금했다. 영화도, 글도, 미술작품도 타이트한 제한 조건을 갖고 있을 때 더 표현하기가 어렵듯이, 요가 수업 역시 한 시간이란 제한된 시간 제약을 고려해서 수업을 리드하긴 더 힘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부진 선생님의 따뜻한 명상으로 시작해서 타라 선생님의 무게감 느껴지는 목소리와 시퀀스, 채린 선생님의 활달하고 에너지 넘치는 리드가 물 흐르듯이 이어져 마치 한 분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듯했다. 멋진 팀워크란 이런 것일까? 인사담당자의 직업적 관점으로 볼 때에도 그 장면 장면들이 너무 멋지게 다가와 새삼 팀워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다. 세 분의 동행에 다시 한번 힘껏 응원의 박수를 드리고 싶다.
더운 여름날 오후 창밖에서 불어오는 자연의 바람만 의지해 요가 플로우를 마치고 나니 땀이 시원하게 흐른다. 맛차차에서 준비한 호박차를 시원하게 우려내 마신다. 다시 한번 현재로 돌아오는 시간. 그렇게 오늘 하루도 살아간다.
이 글은 특정 브랜드를 홍보하려고 쓴 글이 아니에요. 요가를 좋아하고 즐겨하는 요가수련자가 세계 요가의 날에 즐겁게 경험한 ‘요가스러운 하루’의 기록임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