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하고 계약금을 안 받았다면 취소가 가능한가요?
by 부동산코디 함순식 Jan 21. 2026
Q. 임차인 A 씨와 임대인 B 씨는 상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계약금을 받지 않았다면, 임대인은 아무 조건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나요?
A. 실무에서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통상 보증금의 10%를 계약금으로 정하고, 계약금을 주고받습니다. 이렇게 계약금을 교부하면 계약금은 해약금으로 간주되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어느 일방 당사자가 계약을 파기하려면 받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거나, 지급한 계약금을 포기함으로써 계약은 해제할 수 있음은 상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임대차계약 후 계약금을 받지 않으면 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임대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지만, 받은 계약금이 없으므로 바로 해제할 수 있을 것 같고, 반면 임차인은 아직 지급한 계약금이 없으니 계약금을 포기할 필요도 없이 해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며, 계약금을 주고받지 않아도 계약은 성립됩니다. 즉, 계약금의 교부여부와 관계없이 임대차 목적물, 임대차 기간, 차임 등에 대해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임대차 계약은 성립됩니다. 따라서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모두 서명 및 날인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한 계약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임대차 계약의 당사자는 계약의 일반원칙에 의해 상대방의 계약상 의무불이행(채무불이행)이 없는 한 임의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만약 임대인이 계약을 해제하려면 임차인이 약정한 계약금의 지급 기한을 명백하게 어겼다든지, 임대차 계약서에 계약금의 미지급 시 해제할 수 있다는 해제 사유가 명시되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더 좋은 조건의 임차인이 나타났다는 이유만으로 임대인은 정당한 해제가 불가능합니다.
※ 특약사항 작성예시
① 임대차 계약의 성립 시점을 분명히 하는 특약
> “본 계약은 계약금 지급 여부와 관계없이 본 계약서에 대한 쌍방의 서명·날인 시점에 성립한 것으로 본다.”
② 계약금 미지급 시 해제권을 명확히 하는 특약
> “임차인이 20○○년 ○월 ○일까지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임대인은 별도의 최고 없이 본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③ 계약금 지급 전 임의 해제를 제한하는 특약
> “계약금 지급 전이라 하더라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 당사자가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 민법
제105조 (임의규정)
법률행위의 당사자가 법령 중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그 의사에 의한다.
제551조 (해지, 해제와 손해배상)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제565조 (해약금)
① 매매의 당사자일방이 계약 당시에 금전 기타 물건을 계약금,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② 제551조의 규정은 전항의 경우에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 판례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73611 판결
계약이 일단 성립한 후에는 당사자의 일방이 이를 마음대로 해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주된 계약과 더불어 계약금계약을 한 경우에는 민법 제565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임의 해제를 할 수 있기는 하나, 계약금계약은 금전 기타 유가물의 교부를 요건으로 하므로 단지 계약금을 지급하기로 약정만 한 단계에서는 아직 계약금으로서의 효력, 즉 위 민법 규정에 의해 계약해제를 할 수 있는 권리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당사자가 계약금의 일부만을 먼저 지급하고 잔액은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정하거나 계약금 전부를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교부자가 계약금의 잔금이나 전부를 약정대로 지급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계약금 지급의무의 이행을 청구하거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금약정을 해제할 수 있고, 나아가 위 약정이 없었더라면 주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주계약도 해제할 수도 있을 것이나, 교부자가 계약금의 잔금 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한 계약금계약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당사자가 임의로 주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