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방 일지(jtbc, 2022)>
당신과 내가 하는 사랑이 화병에 우아하게 꽂힌, 목이 긴 장미이길, 누구나 그러하듯 멋진 사랑을 바라겠지만.
우리의 사랑은 그렇지 못 한, 목이 없어 간장 종지에 놓인 꽃입니다. 그렇다 해도 이 꽃을 장미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듯, 우리의 사랑을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 없어요.
우리의 첫 시작은 마치 첫 단추를 잘 못 끼운 것처럼 사과를 구하며 시작했지만 이 또한 시작이고, 만남이고, 인연이라. 다시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해도, 엉성한 그 상태로 다시 잠구는, 우리의 사랑은 이런 모습입니다.
가끔은 계란빵이 아닌 소고기가 먹고 싶고, 이왕이면 목이 부러지지 않게 온전한 장미를 받고 싶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당신을 원망하는 대신 계란빵이 좋다고 말한 나를 칭찬하며, 계란빵을 보며 나를 떠올렸을, 그 밤의 길을. 온전히 나를 생각하며 걸어왔을 당신을 사랑합니다.
남들과 다른, 우리만의 사랑을 합시다.
서로를 떠올리면 힘이 나는 그런 사랑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