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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Mar 20. 2023

멈춰 설 수 없는, 진실을 향한 두 여성 기자의 발걸음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 <보스턴 교살자>

‘로레타 매클로플린’(키이라 나이틀리 분)은 ‘레코드 아메리칸’ 신문사의 생활부 소속 기자다. 생활부에 쓰는 기사는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아내가 뭘 입고 또 뭘 입는지 아니면 새로 나온 토스트 기계를 리뷰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로레타’는 아침마다 다른 신문사의 기사를 스크랩하며 주목할만한 사건을 찾았다. 그런 ‘로레타’의 눈에 보스턴에서 일어난 세 여성의 죽음이 한 연쇄살인마에 의한 사건임을 짐작케 하는 단서가 포착된다.


출처 : 월드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 <보스턴 교살자>는 1960년대 보스턴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은 끔찍한 범죄 실화, '보스턴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다. 홀로 사는 여성들을 찾아가 교살이라는 잔혹한 수법으로 살인을 저지른 범인은 기괴한 리본 모양의 사인을 살해당한 여성들의 목에 묶어놨다. 마치 선물포장처럼. 봉준호 감독이 영화 <살인의 추억>을 제작했을 때  참고한 사건으로도 유명하다.  


<마션>, <글레디 에이터>, <에어리언 : 커버넌트> 등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 감독은 실화를 소재로 한 이번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실제 사건의 기록을 다각도로 살펴보며 1960년대 보스턴을 그대로 재현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리고 <나를 찾아줘>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캐리 쿤'과 <비긴어게인>으로 한국 대중에게 친숙한 '키이라 나이틀리', 두 사람은 완벽한 케미를 통해 냉철하고 집요한 기자의 면모를 보여주며 영화 <보스턴 교살자>가 갖고 있는 메시지를 무게감 있게 전달한다.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생활부 소속으로 강력 사건의 취재가 허락되지 않았던 ‘로레타’는 세 사람의 죽음에서 찾은 공통된 정황을 직접 확인해 내면서 데스크를 설득한다. 그렇게 보스턴 연쇄 살인이 '레코드 아메리칸‘ 1면을 통해 세상에 밝혀졌지만 후속 기사는 허락되지 않았다. 기사의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연쇄살인 소식에 사람들은 겁을 먹었고 무엇보다 신문사 사장은 경찰과의 대립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네 번째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로레타'는 취재 기자로 경험이 많은 '진 콜’(캐리 쿤 분)과 팀을 이뤄 ‘보스턴 연쇄 살인’을 취재해 나간다.


영화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현장을 사라지는 범인과 그를 끝까지 쫓아 진실을 밝히려는 두 기자와의 대립된 구조로 그려진다. 보통 범인을 쫓는 수사 과정을 담는 이야기가 범인과 형사의 구조로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기자의 관점으로 전하는 이야기는 확실히 새롭다. 더불어 영화는 실존 인물인 두 저널리스트의 삶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녹이면서 사건을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로레타'는 엄마와 아내로 가정에 있어주길 바라는 남편의 기대와 기자로서의 역할 사이에 갈등을 겪어야 했고, 연쇄 살인임에도 공조 수사를 하지 않는 수동적인 경찰 수사에 무력감을 느꼈다. 진실을 밝힐수록 두 사람의 안전은 위협을 받았고 살인도 계속 일어났다.


이런 현실 속에 '로레타'는 지치고 흔들린다. 하지만 무엇을 써야 하는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확신 있게 말하는 '진'과의 대화를 통해 '로레타'는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기로 한다. 두 사람이 취재를 멈추면 여성들의 죽음은 관심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실제로 '로레타'에 의해 사건이 기사가 1면에서 실리기 전까지 사람이 죽었음에도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기이한 자세로, 목에 리본 모양의 스타킹이 묶여 교살되었음에도 수사는 자살로 마무리 지으려 했다. 아무도 여성들의 죽음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출처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속에서 경찰 수사 기록을 보던 '로레타'의 표정이 기억난다. 살해당한 여성들의 사진을 보며 눈을 질끈 감다, 감정을 삼키듯 천장을 바라보다, 짧은 한숨을 쉬던. '로레타'와 '진'마저 여기서 멈춰 선다면 얼마나 더 많은 여성들이 죽을지 알 수 없었다. 살인은 이제 보스턴을 벗어나 미시간, 뉴욕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이 사건에 관해서는 보스턴 경찰보다 전문가였던 두 사람이 쫓던 진실은 예상치 못한 훨씬 크고 더 지독한 모습이었다. 과연 이러한 살인 사건은 이번에 처음 일어났고, 범인을 잡으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되는걸까? 세상은 여전히 두 여기자에게 녹록치 않았으나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마저도 이들에겐 멈춰서면 안되는 이유가 되었다.


이들의 취재는 범인이 잡히며 일단락되지만 안타깝게도 '보스턴 연쇄 살인 사건'은 아직도 미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영화 현재 실제 수사 상황을 알리며 마무리된다. 궁금하신 분들은 디즈니+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그리고 '로레타'와 '진'이 기자로서 어떤 소식을 전하며 활동했는지, 두 사람의 삶을 조명하는 연출은 끝까지 진실을 쫓는 사람들이 만든 오늘을 그려보게 했다. 


익숙한 수사물의 플롯을 따라가지 않는 이 영화는 한 시대에 실제 했던 사건을, 실존했던 인물들의 고뇌를 통해 지금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쉽게 잊어선 안되고, 외면해서도 안되며, 끝까지 쫓는 두 사람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작품 정보

제 목: 보스턴 교살자 원 제: BOSTON STRANGLER 

연 출: 맷 러스킨 

제 작: 리들리 스콧 

장 르: 스릴러 출 연: 로레타 매클로플린 (키이라 나이틀리), 진 콜 (캐리 쿤), 짐 콘리 (알렉산드로 니볼라), 앨버트 데살보 (데이빗 다스트말치안) 등 

제 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공 개: 2023년 3월 17일 디즈니+ 공개

예고편: https://youtu.be/Wfl6Y57fv4U


본 포스팅은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으며, 내용은 주관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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