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결혼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모든 다 해줄게.”
진심으로 말했다. 그리고 며칠 뒤 그녀는 내게 조심스럽게 부탁을 해왔다.
나의 손글씨를 자신의 청첩장에 담고 싶다고.
진심으로 그녀의 결혼식을 축하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거절하고 싶었다.
부족한 나의 솜씨가 두 가정의 첫인상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대화를 나누다 알게 되었다.
그녀가 내게 바란 건 글을 쓰는 솜씨가 아니라 축하해주는 내 마음이었다는 걸.
그녀의 청첩장 준비를 도우며 우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남자 친구와 함께 책을 읽고 나누며 어떠한 가정을 꾸릴지를 더 고민했다.
“사실 쉽지 않아. 마음을 지키고 생각을 지킨다는 것- 너무나 쉽게 넘어지고 무너지고 흔들려. 남들 하듯, 누구나 그렇듯 나도 욕심부리고 싶을 때 많고 나만 생각하고 싶을 때가 많아. 그런데 결혼의 형태보다 이를 준비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그녀의 SNS 중에서)”
그러자 자연히 결혼식 규모는 작아졌다. 신부대기실에 앉아 축하를 받기보다 남편 옆에 서서 함께 찾아오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오래 서있어도 불편하지 않을 품이 작은 드레스를 골랐다. 축가를 넣을까 말까를 고민하다 축하해주는 마음이란 생각에 친구의 축가를 선물로 받았다.
그녀의 부케와 남편의 부토니도 아는 동생이 준비해주었다. 그녀의 결혼식은 마음과 마음들이 모여져서 만들어졌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어쩔 수 없는 간극 앞에서 이전보다 더 많이 다투지만, 그래도 이런 마음- 잊지 않으면서 준비하자고 화해하며 그렇게 노력하는 한걸음, 한걸음의 시간"이라 했다.
결혼식은 그녀다웠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
빠르고 급한 세상 속에 그녀는 흐름을 따라가지 않았다. 생각했고 고민할 줄 알았다. 그런 그녀는 항상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냈고 자신에게 맞는 걸 발견해 나갔다.
나는 그녀에게
덕분에 처음으로 결혼식이 아닌, 꾸릴 가정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도 너처럼 꿈꾸는 가정의 모습이 생겼고 결혼이 하고 싶어 졌다고 말했다.
“너다워 아름다운 결혼식이었어.”
이 말에 그녀는 울컥, 했다고 하더라. 그녀가 어떠한 맘고생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삶을 살다 보면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가 있다.
취업, 결혼, 이직 등 -
그때 강한 확신이 들면 너무나 좋겠다.
잘한 거야. 남들과 똑같지 않아도 괜찮아. 잘하고 있는 거야. 가장 너다운 거야. 잘 어울려.
어느 기관이 낸 통계적 수치 또는 전문가들의 소견이 내 의견에 뒷받침이 되어줄 수도 있지만
그보다 나를 잘 아는 한 사람이 건넨 인정이 더 큰 힘을 줄 때가 있다.
이 있다면, 좁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 할지라도 걸어갈 힘이 생긴다. 험난한 인생길에 방향을 잡아줄 나침판이 되기도 하겠다.
나는 이처럼 그녀의 삶을 응원할 것이다. 멀리 있더라도, 어디 있더라도 여전히 힘이 되어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그런 사람이 되어 줄 것이다.
그녀 또한 내게 이러한 믿음을 보여준다.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잔뜩 부러운 그녀 다운 결혼 생활을 보여주길.
*그녀의 SNS의 글을 인용하여 실었습니다. 잘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