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어라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말이 많아지고 지갑에 돈은 없다. 모임이라도 있으면 궁색한 변명을 들어 빠지기 일쑤다. 모임에 가지 않을 이유를 둘러댈만한 상대가 있다는 것은 아직 주변 관계가 끊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라 좋은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반복되는 변명도 연속되면 관계가 끊어져 버리기 십상이다.
요즘은 두툼한 지폐용 지갑보다 조그만 명함용 지갑을 가지고 다니길 좋아한다. 지갑에 넣을 돈도 없거니와 있다 하더라도 종이돈을 사용할 곳도 없기 때문에 명함용 지갑에 카드 한두 장 넣어 다니면 겉옷 호주머니에 넣어서 다니기가 편하다.
또한 경조사가 문자나 카톡으로 오니 링크를 눌러 간단한 인사와 함께 송금도 되는 편리한 세상이다. 더욱이 친구나 계 모임도 공동통장을 만들어 회비를 정기적으로 송금만 하면 되니 모임이 있으면 간단한 차림으로 몸만 가면 된다.
그러나 모임에 가급적 집에 놓고 가야 하는 게 있다. 자존심이다. 모두들 머리가 굳어버리고 그 단단한 머릿속에는 자기 나름의 인생철학을 가지고 자신이 우주전까지 겪은 인물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듣기보다는 말하기가 우선이고 남들의 이야기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만큼 자신이 자랑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굳어져버린 머리는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배려도 없다. 이미 꼰대가 되어버린 사실을 자신만 모르고 있다. 게다가 그런 사람은 사소한 농담에도 잘 삐친다. 자신이 속 좁은 꼰대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유연한 사고방식을 할 수 있는 스킬이 필요하다. 뭘까? 유연함을 키울 수 있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자기 객관화를 할 수 있는 사회 활동이 아닐까 생각된다. 혼자 하는 운동보다는 단체로 하는 운동이나 사회 봉사 활동은 양보와 배려심을 기를 수 있다. 자만 가득한 꼰대보다는 사회단체 생활에서 얻는 자기만족이 더 큰 기쁨을 주고 삶을 활기차게 하는 탱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