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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by 천동원

오래전에 TV 광고에서 ‘돼지털’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적이 있었다. 기발한 광고라고 생각했다.


아날로그가 뭔지, 디지털이 뭔지, 구분이 안 되는 아니 못하는 노년 세대가 이제는 4차 산업혁명을 넘어 AI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지금의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은 자신이 살아오면서 농경사회를 거쳐 산업사회를 겪고 은퇴할 즈음에 지식정보화시대를 넘어서 4차 산업이 뭐냐고 물을 새도 없이 인공지능시대의 초입에 살아가고 있다. 머리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공부를 하지 않아도 사회의 변화가 저절로 주입식 지식을 강제로 퍼뜨렸다. 주워서 자기 것으로 만든 사람도 있고 그냥저냥 중요치 않게 지나쳐 버린 사람도 있다. 두 부류의 차이는 생활 편의성의 효용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인 것 같다. 그 효용 가치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의 어릴 적 외갓집은 시골이었다. 그 당시 도시는 전기불이 있었지만 시골에는 호롱불을 사용하던 곳이 있던 시절이었다. 나의 외갓집은 호롱불로도 그냥저냥 살았다. 후에 전기가 들어왔어도 살아가는 모습은 다를 바가 없었다.



아마도 나는 AI가 없어도 그럭저럭 살아가는 세대일 것이다. 왜냐하면 AI가 필수 조건이 아닌 탱이가 되었으니 말이다.



탱이들이 아이돌 춤을 추고 플래시몹을 한다면 보는 젊은이들의 눈에는 가시가 돋을 것이다. 탱이들은 꼰대가 되어가는 게 순리이다.



그러나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꼰대말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새로운 전자 기기가 귀찮아진다는 것이다. 조작법을 알려면 자그만 글씨의 설명서를 봐야 하는 게 성가시다. 그런 것은 젊은이에게 물어보는 게 좋다. 그런 습관이 과외 공부이다.



새 기기를 사용한다손 치더라도 많은 기능 중에 사용하는 것은 서너 개에 불과하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새로운 전자 기기가 생활의 이로운 도구라고 생각하기에 앞서 사용하기가 귀찮아서 두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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