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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끈이 아쉬울 때

by 천동원


나이가 든다는 것은 주제 없는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상대보다 자기가 말을 더 하고 싶어서 재잘재잘 떠든다는 것이다.





얼마나 대화 상대가 그리웠는지 알 수 있다. 누군가는 친구와의 대화가 스트레스에 가장 좋다고 한다. 아는 지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집에 오면 그날 저녁 뉴스는 시큰둥해진다. 호기심보다는 실제적 만남이 하루의 시간에서 더 큰 만족을 주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한편으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인연이라 여겨지는 사람을 봐도 선뜻 나서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잠시 생각해 보면 낯선 사람을 인연이라 생각하는 것은 주책이고, 말이라도 건네면 망령이 되기 십상이다.





사랑은 예술가의 창작 에너지가 될 수 있지만, 늙은이의 호감은 호색한으로 간주된다. 나이에 불문하고 우리는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탄하고 젊은이를 보면서 생동감을 느낀다.





그래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쩌면 젊은 시절에 실행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성과 회한보다는 고집과 독선이 남아서 자신을 합리화하는 독불장군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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