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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것은

by 천동원


나이 든 사람의 흐려진 눈빛, 주름진 피부, 유행이 지나간 외출복으로 더욱 애처로이 보이는 겉모습이 젊은이들의 눈을 피곤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은 젊은이들의 놀이에 속하고 싶어도 젊은이들이 애써 외면한다. 외로워지는 순간 지나쳤던 인연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잠시 갖는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보다 과거를 회상하며 집착하려는 순간들이 많아진다. 내일도 오늘과 같을 것이라는 사실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허무감을 쌓아간다는 것이다.





영화 ‘고교 얄개’에서 우스개 소리로 얄개가 했던 대사가 생각난다. “삶의 회의, 인생무상”. 이 순간이 잠시 전의 순간과 같았고 지금의 순간이 잠시 후의 순간과 같다고 느낀다. 결국 모든 것은 시간과 함께 지나갈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그런가 보다. 결국 자기가 만든 성에서 홀로 성주 노릇을 하고 있으나 자신은 그것을 깨닫지 못하기에 사람들이 ‘꼰대’라는 작위를 붙여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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