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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함과 감사 사이에서

직장에서의 혜택과 권리

by 와이드앤딥

업무 성과를 위해 '우리 직원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높은 급여와 기본적인 복지는 물론, 더 나아가 웰빙과 업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혜택들이 논의되고 제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제공하는 것들 혹은 제공받는 것들 중 무엇이 혜택(benefit)이고, 무엇이 권리(entitlement)일까요? 그리고 그 차이는 어떻게 구분될 수 있을까요?


관리자든 직원이든 이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직장에서의 혜택과 권리 개념을 정리하고, 직원 경험을 개선하면서도 조직 내 기대치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혜택(benefit)이란? 권리(entitlement)이란?


먼저 사전적인 정의를 살펴보겠습니다.


혜택(benefit)은 고용주가 보수 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나 권리입니다. 예를 들어, 건강 보험, 휴가 사용권, 리프레시 휴가 등이 대표적인 예죠. 이는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직원 복지를 위해 추가적으로 제공되는 요소입니다.


권리(entitlement)는 법이나 계약에 의해 보장된 직원의 권리입니다. 산재 보상, 실업 보험, 그리고 법적으로 정해진 최소 휴가일수와 같은 것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고용 조건에 따라 보장되는 '당연한' 사항이죠.


커피는 혜택일까, 권리일까?


작은 예시를 들어볼까요? 많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커피를 직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생각해 봅시다. 분류를 해보면 이는 '혜택'에 속합니다. 직원 복지를 위해 고용주가 추가로 제공하는 것이죠.


하지만, 직원들이 회사에서 무료 커피를 오랫동안 제공 받아 왔다면, 이는 직원들에게 '당연한 권리'로 느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직원 입장에서 "커피가 없으면 말이 안 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국, 혜택은 시간이 지나면서 권리로 변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복지를 도입하거나 제공하는 방식을 고려할 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직원들의 '권리 의식', 누구의 책임일까요?


많은 관리자가 직원들의 '권리 의식(entitlement mentality)'을 비판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직원들만의 책임일까요?


사실상, 직원들에게 혜택과 권리의 차이를 명확히 전달하고 기대치를 설정하는 것은 관리자의 역할입니다. 명확한 소통이 없다면, 직원들은 어떤 것을 기본적으로 받아들여도 되는지, 어떤 것이 감사해야 할 혜택인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기업이 제공하는 혜택들은 점차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30년 전만 해도 직장에서 무료 간식이나 유연근무제는 희소한 혜택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점점 더 많은 회사가 이런 혜택을 제공하면서, 이러한 것들이 '새로운 기준(new normal)'이 되어 버렸습니다.


조직에서 혜택과 권리를 명확히 하는 방법


그럼, 관리자는 어떻게 직원들에게 혜택과 권리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심어줄 수 있을까요?


첫째, 명확한 소통
모든 직원이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이 혜택인지 권리인지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히 소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복지 제도나 혜택을 소개할 때, '이것은 회사가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복지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세요.


둘째, 정기적인 피드백
혜택에 대한 직원의 인식을 정기적으로 파악하세요. 직원 만족도 조사나 프로그램 리뷰를 통해, 어떤 혜택이 효과적이며 직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셋째, 조직 문화로 연결
감사하는 문화를 조직 내에 뿌리내리세요. 작은 것이라도 직원들이 회사에서 제공받는 혜택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조직 문화는 더욱 긍정적으로 변합니다.


넷째, 내부 기대치 정리
직원과 관리자 모두에게 기대치를 명확히 설정하세요. 새로운 혜택을 도입할 때마다, 이것이 '기본' 또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 회사가 비용을 감당하는 추가적인 복지임을 강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혜택과 권리의 조율, 직원 경험의 핵심


직장에서의 혜택과 권리는 단순히 제공 여부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직원들의 기대치와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기업 문화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우리의 조직에서 제공하는 혜택은 구성원들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나요? '새로운 기준'에 억지로 맞추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행복한 업무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제는 조직이 제공하는 모든 것이 단순히 '좋은 복지'가 아니라, 직원 경험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논의해봐야 할 때입니다.


지금 우리의 조직 문화를 돌아보세요. 우리 직원들이 권리와 혜택의 차이를 건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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