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못 찾겠다 꾀꼬리! 반갑구먼, 반가워요!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by 푸르미르

15번째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도서관에서 일하기 전에는 일이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대출반납, 전화 및 이용자 응대도 몇 건 안 되어 보이고, 독서하면서 일하는 분들도 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일을 해보니 어느 직장이나 똑같았습니다. 일을 하는 사람은 일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일을 안 하시는 점.

이건 불변의 법칙이라 생각이 됩니다.


도서관에서 1년에 한 번씩 "장서점검"을 합니다. 장서점검은 일반회사에서 하는 비품관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책의 겉표지에는 고유의 바코드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바코드에는 어디 도서관 책인지, 책 이름, 저자, 발행연도, 청구기호 등 도서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보통 1개의 자료실을 필수인력만 1~2명 빼고 모든 직원이 장서점검을 하였습니다. 도서관마다 각각 특화된 주제로 도서관이 세워지다 보니 자료실 이름이 다양하지만, 대개 종합자료실, 아동자료실, 보존서고로 나뉘어있습니다. 한 자료실당 하루 또는 이틀을 잡고 장서점검을 하였습니다.


분명 어떤 책을 읽다가 "도서관은 책들의 무덤이다."라는 문장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책 이름을 기억하고 싶지만 도통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일주일을 찾아보고, 머리를 굴려도 못 찾겠습니다.

'못 찾겠다 꾀꼬리!'


장서점검은 "대출가능"인 상태의 책이 서가에 있는가를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서가에는 청구기호순으로 책들이 쭉 꽂혀있지만, 실제로 몇 년을 그 자리에만 꽂혀있는 책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이 책의 무덤이 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책은 먼지가 곱게 안착되어 있어서, 살짝 책을 건드려도 기침이 바로 납니다. 그래서 장서점검 때 필요한 준비물은 개인장갑, 마스크입니다.


서가의 맨 좌측상단부터 아래로 책이 꽂혀있습니다. 그 순서대로 몸을 움직이면서 바코드가 보일 정도로만 책을 한 권씩 기울여 장서점검용 스캐너로 바코드를 스캔합니다. 이 작업을 서가에 있는 모든 책에게 계속해야 합니다. 옆으로, 아래로 움직이면서 기울이고 스캔하고 반복이라서 어깨, 팔이 뻐근해집니다.

단순노동이라 보시면 됩니다. 다음날에는 온몸이 아플 때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모든 책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사서공무원에게 그 바코드스캐너를 제출합니다. 그러면 사서공무원이 바코드 스캐너에 찍힌 책 정보를 다운로드하여서 대출반납시스템(koras)에서 대출가능인 상태로 되어있는 책의 목록과 비교합니다.


스캐너에는 찍힌 책("대출가능"상태여야 함)이나, "대출중" 또는 "상호대차중" "상호대차완료처리중"으로 대출반납시스템에 등록이 되어있을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서가에 꽂힌 책을 "대출가능"상태로 바꿔줘야 합니다.


"대출중"인데 서가에 꽂혀있으면 7번째 글처럼 이용자에게 죄송하다는 안내를 해야 합니다.


가장 안 좋은 경우는 "대출중"이지만 이용자에게 전화 걸어보니 이미 반납했는데, 무슨 소리냐라는 것과, KORAS에는 책이 "대출가능"이지만 스캐너에 찍힌 목록에는 그 책이 없는 경우입니다.


이런 책은 2주 정도를 도서관 곳곳을 찾아봅니다.

잡지가 있는 서가라든지, 아동자료실, 보존서고, 유아자료실, 종합자료실, 무인반납함, 사물함 주위 등등을 살핍니다.


그래도 못 찾으면 어쩔 수 없이 "분실도서"로 상태를 바꿉니다.

하지만 이렇게 분실도서로 해놓은 책이 상호대차 차량이나, 어떤 이용자가 대출하시겠다고 가져오실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때는 그 책이 너무 반가웠습니다.


1년에 한 번하는 장서점검 몸은 고되지만, 시민들을 위한 소중한 장서를 점검하고 올바르게 상태를 수정하는 작업은 뿌듯했습니다.


못 찾겠다 꾀꼬리!

찾고 싶다!

시간이 걸려도 꼭 만나자 책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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