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보고 싶다.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by 푸르미르

"띠리링 띠리링"


전화가 노래를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00 도서관입니다.


저... 정말 죄송한데요, 빌린 책이 많이 훼손되었어요.


아.. 그러시군요.


저희 집 반려견이 제가 없는 새에 책을 갈기갈기 찢어놔서요;;

어떻게 해야 하죠?


그 책과 똑같은 책으로 가져오셔서 다시 한번 더 상황 말씀해 주시면 가져오신 날짜로 반납처리해 드립니다.


그 책이 절판된 거면 어떡하죠? 절판된 것으로 보이더라고요.


잠시만요, 선생님께서 빌린 책이 어떤 건지 제가 확인 먼저 해보겠습니다.


아, 선생님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절판된 책이 맞네요. 이럴 경우에는 저희 쪽에서 최대한 비슷한 책으로 구해오시라고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요, 오늘 안으로 상의하고 말씀드려도 될까요?


네, 연락 주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반려견이 책을 찢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반려견이 심심했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해소하기 위해 한 행동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집에 있었던 시간이 많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심심하고, 스트레스도 받았을 것이고, '주인은 언제 올까?'라는 생각도 들었을까 하고 감히 추측해 봤습니다. 바닥에 있는 책을 입에 물고 머리를 흔들어서 자신의 외로움,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려견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책에서 반려견들이 5~6마리 모여서 서로의 장점을 말하는 그림을 본 적 있습니다.


한 반려견이 이 말을 하자, 다른 반려견들이 다 부러워했습니다.


"우리 주인은 백수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서 좋아! "


이 책을 볼 당시, 실제로 백수였고, 반려견을 키우고 있었는데, 제 반려견도 저희 집에 사는 사람 중에 저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제가 하루에 2번씩 같이 산책하고, 비나 눈 오는 날에는 우비나, 패딩을 입혀서 안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밥도 꼭! 2번 다 챙겨주고, 물도 수시로 갈아주었습니다.


다만, 눈곱 떼주고, 귀 청소해 줄 때, 백내장을 늦춰주는 안약을 넣어줄 때, 목욕해 줄 때, 이 닦아줄 때는 제일 싫어했습니다.


아... 글을 쓰다 보니, 제 반려견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해피야, 잘 지내지? 내가 때가 되어서 하늘나라에 가면 마중 나와줘! 항상 내 마음에 너 있어!"


이 안에 너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22. 자신이 힘든 것만 보이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