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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Aug 02. 2021

거침없이 사랑하고, 아낌없이 나누며, 마음껏 표현하라!

사랑에는 나이가 상관없다.

연애 ≠ 사랑 ≠ 결혼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일 때는 좋다. 바라만 봐도 좋고, 목소리만 들어도 좋았다. 깨똑 알림음이 들려도 가슴이 쿵쾅대고 어쩌다 회사 앞이라며 이벤트성 방문이라도 하면 온 세상이 다 내 것 같은 기쁨이 밀려든다. 남들은 사랑 호르몬의 유효기간이 6개월이라고도 하고 최장 18개월이라고도 하는데 그따위 말들은 귓등에도 안 들린다. 그 사람만 곁에 있으면 사막에서도 살 수 있을 것 같고, 어제까지 찐 친구로 20년쯤 함께 해 왔던 소꿉친구도 그와 함께 한 100일을 이기지 못한다. 헤어짐이 아쉬워 버스정류장에서부터 그녀(그)의 집까지 왔다 갔다 하다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나가도 행복하고,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는 것도 예사롭다.


연애에는 적당한 기간이라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한 달을 10년같이 느끼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10년을 하루같이 느끼기도 하니 연애라는 감정은 일정 기준이 없는 것이 맞다. 그 감정을 어떻게 유지하고 끌고 나가느냐는 서로가 서로에 대한 배려와 기다림을 어느 정도까지 감당해내는지, 나의 감정을 어느 선까지 참고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 것 같다.


그렇다고 연애를 했으니 당연히 사랑이 수반되고 그것의 결실로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때때로 사랑이 없는데도 연애를 하기도 하며, 연애기간이 오래되어도 결혼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말이다. 결혼이 곧 사랑의 결실은 아니다. 하지만 사랑에는 책임이 따르고 책임을 다하는 형태가 결혼으로 드러나는 것을 보면 결혼이라는 제도가 사랑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사랑에 대한 책임이 상대를 위한 책임이고 배려일 때 상대방도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연애와 사랑은 같은 걸까?


연애를 위한 연애인지, 사랑을 위한 연애인지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어찌 보면 그게 그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목적이 있는 연애는 사랑은 아닌 것 같다. 연애가 먼저인지 사랑이 먼저인지에 따라 시한부 연애인지 지속 가능한 연애인지가 판가름 난다.


연예인들의 연애와 사랑을 생각해 보자.

작품을 함께 하다 보니 감정이입이 돼서 사랑인지 대본인지, 대본 속 주인공이 상대배우인지 상대배우가 대본 속 주인공인지 헷갈려 그것이 사랑인 양 감정이 뒤엉킬 수 있지 않을까? 작품을 통해 만나서 작품 안에서 사랑을 키웠는데 그것이 현실과 분리되지 않아 사랑으로 오인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커플들의 사랑과 이별을 우리는 가끔 접하게 된다. 잘 살아가고 있는 연예인들은 기사화되지 않고, 잘못돼서 헤어지는 연예인들만 기사화되어 접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마치 연예인들의 사랑과 이별이 가볍게 느껴지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유명세 때문에 기사화되어서 그렇지 그들의 이별도 그리 가볍지 않다.


사랑은 그저 사랑 그 자체여야만 한다.

사랑은, 7살의 사랑도 18살의 사랑도 27살의 사랑도 40의 사랑도 70의 사랑도 그 감정은 같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사랑을 모른다고 해서도 안되고, 나이가 많기 때문에 그 사랑이 추한 것도 아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상관없이 그냥 사랑이다.




유년의 사랑

유치원 교사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7살의 현주는 같은 반 대원이를 좋아했다. 새 학기가 되고 두어 달이 지난 어느 날부터 현주가 유치원 휴게 공간에서, 모둠 수업에서, 밥을 먹다가도 졸거나 잠이 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혹시 아이가 아픈 것은 아닐까 염려가 되어 현주의 보호자께 상담 요청을 드렸다.

(tip. 유아가 자주 졸거나 잠을 자는데 감기 등의 질병의 경우가 아닐 경우 소아 우울증일 확률이 높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머님. 요즘 현주가 유치원에서 자주 잠을 자요. 혹시 집안에 무슨 일이 있나요?"

"아니요. 선생님. 사실 요즘 현주가 잠을 잘 못 자서 안 그래도 상담을 드리려고 했어요."

"현주가 왜 잠을 못 잘 까요?"

"현주를 유치원에 보내고 청소를 하는데 현주 책상에 뭉쳐진 종이들이 많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펼쳐 보았더니 연애편지더라고요."

"연애편지요? 현주 가요?"

"네.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지금 두 달째 매일 편지를 쓰고, 구기고, 쓰고, 구기고를 반복하느라 잠을 설치고 있어요."

"실례가 안된다면 누구에게 편지를 쓰는 건가요?"

"같은 반 대원이한테 쓰는 거예요."

"아~ 그래서 요즘 모둠 활동할 때 대원이랑 자주 같이 있었나 봐요. 제가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현주는 유치원을 졸업할 때까지 대원이에게 구애의 편지를 보냈고, 무심한 대원이는 현주의 편지를 받고도 별 관심이 없었다. (유치원 연령의 아이들은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가 감정적으로 더 성숙한 경우가 많다.) 같은 동네 아이들이라서 초등학교도 같은 학교에 입학했다. 현주는 대원이랑 같은 반이 되지 않았다고 몇 날 며칠을 울었다. 그래도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등교는 함께 하는 날이 많았다.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댓글로 알려드릴게요~ ^^ 궁금하면 500원!!)



노년의 사랑을 그린 영화

 


노년의 사랑은 어떨까?


영화 속 주인공들은 사랑을 한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낯설고 오글거리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 노년의 사랑은 아직 대중적 관심을 이끌기에 무리수가 있다. 그러나 노년의 삶을 살아내야 할 기간이 수명연장으로 인해 길어진 만큼 곧 있으면 우리에게도 닥쳐올 시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우리네 부모세대는 서로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 시기를 살아내셨고, 가난을 딛고 서기 위해 묵묵히 고되고 억척스러운 인생을 사셨으니 더욱 그랬을 것이다. 영화이기 때문에 극한의 나이차, 또는 현실적인 한계 등으로 이야기를 엮어내지만 그 저면에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던 그 순간이 인생 중 가장 빛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영화 속 현실처럼 우리네 현실이 그렇게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보편적 가정의 경우 한 사람과 6~70년을 해로한다. 젊은 날처럼 자주 사랑을 나누지는 않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을 표현하며 나이 들어간다. 이 또한 사랑이고, 앞으로도 무던하게 사랑을 표현하면서 늙어갈 것이다.




맹목적 사랑


사랑은 맹목적이다. 조건이나 상황을 고려하거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직진할 때 사랑이 이루어진다. (물론 직진했는데 맺어지지 않는 사랑도 있다. ㅜ.ㅜ) 그리고, 사랑을 했으면 그 사랑이 연애로 이어질 때 서로 간의 불안이 감소된다. 어느 한쪽 일방의 사랑으로 이루어진 연애는 더 사랑하는 쪽이 항상 지는 쪽이 된다. 결과는 이별이다. 일방의 사랑으로 모든 것을 끌어안기에 사랑은 길고 지루한 여정이다. 사랑 호르몬이 뿜어져 나올 때는 견뎌지지만, 상대가 사랑에너지를 충전해 주었을 때만 유지 가능하다.


만약 배터리가 방전되어 버린다면?




연애와 사랑은 다르다.


사랑 없이 연애를 할 수는 있지만, 연애만 하는 사랑은 없다.

모순된 문장처럼 읽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렇다. 목적을 가지고 구애를 하고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목적을 이룬 후 바뀌어진 태도에 상대는 당황하기도 한다. 연애할 때 보지 못한 면을 마주하면 배신당한 기분이 들게 되고 상대가 변했다고 느끼게 되면 다툼이 생기며 그로 인해 이별하게 기도 한다.


하지만, 사랑해서 연애를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매일이 꽃길 같고 하늘의 푸르름도 예사로이 안 보이고, 폭우가 쏟아져도 내 사랑을 응원하는 것 같다. 함께 마주 보고 있어도 계속해서 보고 싶고, 헤어진 뒤에 꺼내보려는 듯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아내려 한다. 그 사람과 함께라면 길거리 음식을 먹어도 맛있고, 40도 폭염에도 끌어안고 걷고 싶다.




세월이 흘러 애태우던 그 사랑의 감정이 흐릿해진 것 같아도 갈등이 생길 때마다 꺼내 볼 추억이 있어 견뎌지는 것이 무르익은 사랑의 감정인 것 같다. 젊은 날의 사랑은 바로바로 피드백이 되어 날아오지만, 오래 묵힌 사랑은 건너갔다 되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린다. 우리네 나이만큼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가볍거나 차가워져서가 아닌 익숙함에서 오는 여유 때문인 것 같다.


젊은 그대들이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면,

거침없이 사랑하고, 아낌없이 나누며, 마음껏 표현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살다 보면 거침없고 아낌없이 마음껏 표현하기에 짊어질 삶의 무게가 커져서 조금 밀려날 수 있으니,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는 그대들의 사랑은 자유롭고 풍성하게 누리기를 권하고 싶다.


 









사진출처 : 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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