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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Aug 17. 2021

색채 치료의 매력

코로나 핑계로 얻은 취미활동 '유화 따라 그리기'


작품만 보면 나도 예술가~^^



코로나 핑계로 얻은 취미활동 '유화 따라 그리기'


2020년 한 해. 

코로나로 인해 갑자기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시작 한 [유화 따라 그리기]입니다. 처음 의도는 아이들이 심심할까 봐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매력이 있더라고요. 그날의 기분에 따라 마음이 당기는 색을 선택하고 색칠하면서 1년을 무난히 잘 보내게 되어 소개드립니다.




'샹제리제 거리에서'입니다. 완성된 그림이 혹시 상상이 되시나요?


며칠 전부터 시작 한 [샹젤리제 거리에서]입니다. 10번째 작품이고 난이도는 별 다섯. 별 다섯이 최고 단계예요. 이 작품은 꽤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 같네요. 그동안 했던 작품들 중 제일 어려웠던 호랑이 다음으로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할 단계가 아닐까 예측이 되네요.


색채 심리라고 하면 좀 거창한 듯 하지만 색을 칠하면서 마음이 평안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날그날 마음 상태에 따라 끌리는 색도 달라지더라고요. 그렇게 하나하나 작품이 채워질 때마다 마치 예술가가 된 기분이 들어 행복했습니다. 직접 그린 것은 아니지만 번호에 맞게 색을 입히다 보면 마술처럼 나타나는 그림을 보는 기쁨도 1년의 집콕 생활을 풍요롭게 도와주었습니다.



대호


진짜 호랑이 같나요? 잘 그려진 호랑이화는 보는 각도에 따라 눈동자가 움직이는 듯 느껴진다고 합니다. 혹시 호랑이를 만난듯한 느낌이 드시나요? 9개의 작품 중 가장 어렵고 시간을 많이 투자했던 그림이에요. 꼬박 1년이 걸렸답니다. 점점마다 색 번호가 달라서 돋보기를 사용해가며 색을 칠했는데요, 하다가 지루해지면 다른 그림으로 살짝 외도를 했다가 다시 칠하기를 반복하며 1년에 걸쳐 완성하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남다른 애착이 생기더라고요. 동글이집 갤러리 정중앙을 차지한 귀한 호랑이랍니다.



컬러지브라 / 라이온킹


색감이 화려한 얼룩말과 사자는 난이도 별 3개 정도예요. 색감이 화려해서 칠하는 내내 속도감도 좋았고 완성 후 화사한 색감으로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원 / 휴가


계절의 변화가 물씬 느껴지죠? 꽃을 가득 채운 정원과 푸른 바다, 하늘이 맞닿아 보이는 그림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었어요. 초록과 푸르름을 채워갈 때 마음이 평안해지고 안정되 느낌이 들었답니다.



봄의 선물 / 동화마을


봄의 선물은 작품 중 유일한 정물화인데요, 유화 그리기의 첫 작품이기도 합니다. 꽃을 좋아하는 동글이가 고른 작품이었어요. 동글이가 해 보고 싶어 해서 구입을 했는데 막상 색을 채우다 보니 초2가 하기에는 너무 어려웠어요. 유화 그리기는 아크릴 물감으로 캔버스를 채우는 것인데요, 여러 번 덧칠을 해야 하고 물을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더라고요. 동화마을은 두 번째로 했던 작품인데 물과 하늘색감이 조금 아쉬웠어요. 지정된 색감이 민트가 섞인 하늘색이었는데 칠하고 보니 그림 전반이 어두워지고 먹구름이 낀 듯한 느낌이 들어서 여러 번 색을 바꾸어 가며 그림을 살려보았는데 사진으로 찍고 보니 감쪽같죠? 오히려 덧칠을 하니 유화의 느낌이 한결 더 살아나서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 되었어요.



봉쥬르!파리 / 에펠탑


봉쥬르 파리는 풍경화 작품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이에요. 제가 빨강머리 앤을 좋아하는데 앤이 사는 마을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색채도 화려하고 전반적인 색감이 밝아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에펠탑은 불꽃놀이 중인 에펠탑 그림이에요. 물에 반사된 에펠탑의 디테일이 보이시나요? 직접 파리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유화 따라 그리기를 하면서 한국인들이 파리를 좋아하나 보다...라는 생각이 었어요. 파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제법 많거든요.




유화 따라 그리기


직접 스케치를 하고 색을 채워서 작품을 그리는 것은 아니지만 완성된 후 작품을 보면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서 홀로 빈 캔버스에 그림을 채워 넣는 기쁨은 잘 모르지만 따라 그리는 과정을 거치며 완성된 그림은 오롯이 제 그림이 되기에 만족도는 비슷한 것 같아요. 그림 솜씨가 없어도 할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유화 그리기의 장점은,

집중도가 높아지고, 색을 통한 마음 치료 효과가 있으며, 시간이 꽉 찬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완성된 후 만족도가 높고 뿌듯하죠.


단점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갑니다. 아침에 붓을 들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 깜깜한 밤이 되기도 해요. 자칫 아이들 밥 주는 것도 잊을 만큼 훌쩍 시간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슬프게도 노안이 시작돼서 작고 세밀한 부분의 숫자는 잘 보이지 않아서 돋보기의 도움을 좀 받아야 했습니다.


유명 화가의 작품으로 유화 그리기를 하지 않았던 건, 누가 봐도 모사품인 생각이 들 것 같아서였는데 그것 나름대로 또 다른 만족감이 들 것 같아서 다음 작품은 명화로 선택하는 것을 고려해 보려고 해요. 




[유화 따라 그리기]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


코시국 직전까지 바깥 활동으로 분주하다 갑자기 집콕을 하게 되어 난감하신 분, 자녀들을 다 키우셔서 시간이 무료하게 느껴지시는 분,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친구들과 커피 한 잔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맛있는 브런치를 나눌 수 없어 잠시 외로움이 느껴지시는 분들, 마음이 설렁설렁, 감정이 들쑥날쑥한데 책이 눈에 안 들어오시는 분들... 잠시 짬을 내어 색을 칠해보면 어떨까요? 생각보다 더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색깔이 주는 치료효과가 뛰어나거든요. 갑작스러운 코로나 습격으로 뜬금없이 집콕 생활이 이어질 때 흥미로운 시간으로 보내게 해 준 좋은 취미 활동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혹시 기술 없이, 가르쳐 주는 이 없이도 만족감 있는 취미활동은 뭐가 있을까 생각 중이신 분들이 계시다면 추천해 드릴게요. 저는 재미있었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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