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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Jun 20. 2021

코로나 잔여백신 얀센

얀센 접종 후기

잔여백신으로 얀센 접종 1일 전...

보건소에 등록해서 받은 백신이라 노쇼 되면 안 된다는 간호사의 사전 연락이 있었다. 내일 오후에 접종시간 알려준다는 말과 함께 드디어 D-1...


다음 날 아침...

나 지금 떨고 있니?

코로나 백신은 이상하다.

괜스레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한다. 왠지 모르게 가족들에게 하직인사를 하게 하고 나도 모르게 자꾸 단속을 한다.


"주사 맞으면 며칠은 열이 많이 난대. 온몸이 쑤시다더라. 밥 챙겨주기 어려울 것 같아서 장 잔뜩 봐놨으니 잘 챙겨 먹어."


사람 마음 참 이상하지? 혹시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니 자꾸 말이 많아진다.


드디어 접종 시간

* 6/18 17:20 접종

- 약 들어가는 느낌이 (찐득한 약 젤리 넣어주는 것 같은) 묵직하고 압통이 느껴짐

-병원에서 30분(원래는 15분) 대기 후 귀가


COOV 질병관리청 앱에 접종 등록


병원에서 준 안내문


* 19:00 열 오를 것을 대비 타이레놀 복용

* 6/19 02:00 오한과 함께 37.5의 미열과 살이 에이는 듯한 시리고 쓰라린 감각과 근육통 발생

- 타이레놀 복용, 이불 2개 덮고, 겨울옷과 수면 양말 신음

-07:20 열은 내렸으나 미간 앞쪽으로 묵직한 두통 진행 중...

-09:00 37.8 열 오름 타이레놀 복용 두통과 오한 근육통 계속됨

-14:00 38.3 열 오름 타이레놀 복용 두통과 오한 근육통에 메스꺼움 추가

- 18:00 접종 24시간 경과

     37.7 약속이나 한 듯 4~5시간 간격으로 오한과 함께 열이 오름

- 20:00 타이레놀 복용 후 취침

* 6/20 37.5~8 정도의 미열과 근육 저림 증상이 약간 남아 있지만 일상생활 가능

* 6/21 정상체온



아들아이가 좋아하는 막국수와 족발


아들아이가

"아빠, 나 배고파."

"라면 끓여줄까?"

3초가량 말없이......

"그러든가..."


방 안에 누워 들리는 소리로만 듣는데도 짜증이 훅~ 올라왔다. 열을 재니 38.2 머리를 들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엄마가 뭔지... 몸을 일으켜 주섬주섬 주방으로 갔다.


쌀을 씻고 쌀뜨물에 다시물을 앉히고 된장 국거리를 준비했다. 새우 멘보샤를 에어 프라이기로 돌리고 미리 준비해둔 샐러드 채소를 꺼내고 얼갈이 맑은 된장국을 끓였다. 오늘을 위해 그리 부탁을 했건만 부의 손길은 멈출 수가 없나 보다. 배달앱만 얼어도 각종 먹을 것이 쏟아질 듯하는데 남편들은 문명의 편리함과 담이라도 쌓은 듯해 보려는 시도조차 안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열 오르는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향한 내 처지가 참... 그렇다.


두 남자 밥 챙기고 주방 정리하고 나니 기운이 쭉 빠지고 온 몸에 땀이 흘렀다. 곧장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케어 받을 팔자가 아닌 내가 참 한심했. 라면을 먹든 말든, 굶든 그냥 못 본 체해야 했을걸 왜 그게 안되는지...


남편을 먼저 경험하게 할 걸 싶었다. 경험해봐야 말로 표현 못할 통증과 열을 알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열이 나도 혼자 열 체크하고 알아서 약 먹고 치근대지 않으니 속을 알 수가 있나...


매번 직접적인 언어로 이야기하자고 생각하면서도 상황에 닥치면 굳이 하지 않는 배려를 애써 받으려 하지 않는 22년 차 줌마다. 20대 애교 많던 연인으로 계속 살아주길 바라는 남편을 모시고 사는 나는 반백년을 살아가는 보통의 줌마가 되어있다...


오늘도 난 거실 가득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넘어 들리는데도 홀로 열과 씨름하는 우직한 나로 누워있다. 그래도 매체에서 겁줬던 증상보다 양호하고 남들보다 일찍 감염으로부터 멀어진 느낌이라 감사하다.


백신 3일 차...

일상으로 돌아갈 내일을 위해 힘 내보자!!




※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만 하루 정도 백신으로 인한 몸살이 있지만 견딜 수 있을 정도이며, 2일 동안 4~5시간 간격으로 5~6알의 타이레놀 복용.


※ 접종 후 앞으로 예방 접종을 해야 하는 분들께 전하고픈 말은, 사백신이므로 뉴스 정보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저처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는 내용과 열이 오르려는 느낌이 날 때 견디지 말고 미리 약을 복용하면 조금 덜 고생하고 면역이 생기는 기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접종 팁.

일반적인 근육주사와는 다른 느낌이나 걱정 말아요. 주사 맞을 때 팔에 힘이 들어가면 근육이 더 단단하게 뭉치니 힘을 빼요...


저도 '기저질환 자' 예요.

천식과 혈관계 질환이 있죠.

많이 고민하다 맞자고 결론을 내리니 별거 아니네요. 항체 만든다는데 이만큼은 아파야겠죠.

덕분에 강의를 가도 불안하지는 않겠어요 ㅎㅎ


물을 많이 마시고

입맛이 없으면 수박 같이 수분 많은 과일 좋아요.

타이레놀은 최소 4시간 이상 시간차를 두고 복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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