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5/#043 [명상과 필사 43일째]
D-358 "함께 걷는 길"
유치원을 운영할 때 매 해 1월이면 1박 2일 교직원 연수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유치원에서는 교직원 연수를 잘 시행하지 않지만 매일, 매주, 매월 이벤트가 있는 유치원 교육과정의 특성과 연령이 다른 원생들, 다양한 직업군의 학부모들, 그리고 신입교직원들과의 융합을 위해 연수를 진행하는 것이 연간 운영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에 매년 실행해 왔던 행사였습니다.
교육과정 운영 시 월간계획, 주간 계획, 일일 계획을 세우고 계획안이 가정통신으로 발행됩니다. 매일 일과 운영 일지를 작성하고 수업에 대한 자기 평가를 합니다. 교사들의 수업평가를 할 때 계획안대로 수업이 잘 이루어졌는지가 가장 중요한 평가 요건입니다. 계획안에는 하루에 소화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수업 계획을 세워놓았는데 정작 그날의 수업을 다하지 못한 채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대상이 유아이기 때문에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가정통신문과 수업계획안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습니다. 제목과, 붉은색 또는 진하게 쓰여 있는 내용만 훑어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간혹 꼼꼼히 살펴보고 냉장고에 부착해가며 그날그날의 수업 내용을 자녀에게 확인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꼭 그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교사라면 마땅히 자기 수업에 책임을 져야 할 의무가 있기에 할 수 있는 분량만큼의 계획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1~2년 차 교사들을 연수할 때,
"선생님, 수업 계획을 많이 세우지 말고 하루에 한 가지라도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해 주세요. 집으로 돌아가서 부모님께 오늘 수업 중 어떤 것이 재밌었는지 기억하고 자랑할 내용 한 가지만 있으면 됩니다. 그것이 노래이든, 만들기든 상관없이 매일 한 가지, 아이들이 행복하게 유치원에서 수업하고 집에 가서도 떠올릴 만한 것으로 수업 안을 짜 보세요. 하루에 한 가지라도 1년이 모아지면 어마어마한 내용을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니까요."
경력이 많은 교사들은 한 번에 듣고 이해하지만 이제 갓 교사가 된 신입 교사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많은 것을 계획하려고 하고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일이 생기게 되죠. 겪어봐야 선배들이 왜 그렇게 멘토링을 해 주는지 알게 되는 것이 연륜이 주는 지혜인 것 같습니다.
보석같이 빛나는 사람 로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