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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Dec 20. 2021

(동화) 서로 왕이 되고자 하면,

결국 모두 왕이 될 수 없습니다.


2021년 12월 넷째 주의 첫번째 주제.



'동글이'의 그림 속 세상

[사자가 화났어요]


사자가 화났어요.

곰을 잡으려고 했는데 너무 빨라서 못 잡았거든요.

사자는 배고파서 점점 더 화가 났어요.

다음번엔 토끼나 여우처럼 작은 동물을 잡을 거예요.

그러면 사자가 더 빨라서 다 잡아먹을 수 있어요.



서로 왕이 되고자 하면

사자들이 사는 마을에 덩치 큰 사자와 몸집 좋은 사자가 세력 다툼을 시작했어요. 서로 자기 힘이 세고 통솔력이 있으니 자기가 왕이 되어야 한다며 싸웠지요. 싸움이 거세지는 두 마리의 사자를 보며 마을의 어른 사자들과 아기 사자들은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었어. 그러던 어느 날, 지혜로운 사자 한 마리가 용기 내어 제안을 했어요.


지혜 : "서로 으르렁 거리며 싸우지 말고 내기를 해서 이긴 쪽이 왕이 되는 것은 어떨까요?"

중재 : "그래요. 그게 좋겠어요. 둘이 매일 싸우니까 우리 마을에서 싸우는 소리가 옆 마을까지 들리잖아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주세요."

맞장구 : "맞아요. 아기 사자들이 놀라서 계속 울어대잖아요. 싸우는 소리에 아기 울음소리까지 더해져서 정신이 없어요."


마을에 사는 여러 사자들의 제안에 덩치 큰 사자와 몸집 좋은 사자 두 마리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리고 내기를 하기 위해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지요.


덩치 : "어떤 내기를 하면 좋겠어?"  

몸짱 : "음... 모름지기 사자는 힘이 세고, 우렁찬 목소리로 온 산을 울려야 다른 동물들이 무서워서 꼼짝 못 하지. 그러니 사냥 내기를 하는 것이 어때?"

덩치 : "좋은 생각이군. 그럼 나는 커다란 동물을 사냥감으로 삼겠어."

몸짱 : "그러는 게 어딨나? 나도 커다란 동물을 사냥감으로 하려 했네."

덩치 : "자네는 나보다 힘이 약하지 않나. 몸집만 좋다고 사냥을 잘하는 것은 아닐세."

몸짱 : "흥... 그럼 우리 둘 다 커다란 동물을 잡아오는 것으로 하세."

덩치 : "그냥 그렇게만 하면 너무 시시하지 않나?"

몸짱 :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나?"

덩치 : "음... 우리 곰을 잡아오기로 하세. 그리고, 곰을 잡는 동안 다른 동물은 먹지 않는 것이 어떻겠나?"

몸짱 : "그거 좋은 생각일세. 얕은수를 써서 몰래 작은 동물을 잡아 허기를 때울 수도 있으니 우리를 감시할 사자들을 정해서 짝을 짓기로 하세."

덩치 : "그것 참 좋은 생각이군. 그럼, 암컷 사자 한 마리와 수컷 사자 한 마리가 우리를 지키도록 하세. 우리 중 곰을 먼저 잡는 자가 왕이 되고 그 곰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눠먹으면 잔치 분위기가 물씬 나지 않겠나?"

몸짱 : "좋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세."


덩치와 몸짱 사자는 곰 사냥을 나갔어요. 마을 주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져나가 곰의 마을까지 소식이 전해졌지요.


곰 1 : "뭐얏? 사자 마을에서 곰 사냥으로 왕을 정하기로 했다고?"

곰 2 : "우리를 너무 우습게 보았군. 사람들도 그러더니 사자들도 곰이 엄청 느리게 움직이는 동물인 줄 아는 것 같으니 이참에 본 때를 보여주자!"

곰 3 : "그래. 그게 좋겠어. 되도록 사자마을 근처에는 가지 말기로 하고 혼자 움직이는 것도 하지 말자."

곰 4 : "그럼, 둘씩 짝을 지어 사자마을을 피해서 움직이고, 사자를 먼저 본 자가 소리를 질러 도움을 청하면 모두 함께 도와주기로 하는 것이 어때?"

다같이 : "좋아. 그렇게 하자."


곰 마을에서도 '사자를 피하기'위한 작전 회의를 마치고 짝을 지어 움직였지요. 사자들은 그것도 모른 채 매일매일 곰 사냥을 하기 위해 온 산을 헤매다녔어요. 산 하나를 넘고, 또 넘어도 곰은 보이지 않았지요. 곰을 잡기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는 약속 때문에 배가 고픈데도 주린 배를 끌어안고 곰을 찾으러 다녔어요.


하루, 이틀... 사흘 째 되는 날 저 멀리 곰 한 마리가 어슬렁 거리는 것이 보였어요. 사자는 숨을 죽여 곰이 있는 곳까지 조심조심 다가갔지요. 그때,


"사자가 나타났어! 도망가!!"


어디선가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어요. 곰은 화들짝 놀라 잽싸게 뛰기 시작했어요. 사자는 뒤따라 갔지만 곰이 어찌나 빠른지 잡을 수가 없었어요. 간신히 발견한 곰을 놓친 사자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어요. 그러나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도 고프고 힘이 빠져 걷기조차 어려웠어요. 함께 짝 지워진 다른 사자 두 마리가 조심스레 다가와 말을 걸었어요.


사자 1 : "사자님, 그러지 말고 우리가 잡은 작은 토끼와 여우를 먹고 힘을 내는 것은 어떠세요?"

덩치 : "아니! 절대 그럴 수 없어. 그럼 나는 왕이 될 수 없단 말이야."

사자 2 : "병에 걸리거나 죽고 나서 왕이 되면 뭘 하겠어요. 이대로 아무것도 못 먹으면 죽게 될 수도 있어요."

덩치 : "나는 동물의 왕 사자다! 내가 아무리 며칠 못 먹었다고 그렇게 쉽게 죽을 줄 알고? 걱정하지 마! 나는 꼭 왕이 되고 말 꺼야."


서로 왕이 되겠다고 으르렁대던 사자 두 마리는 곰 마을에서 단합하여 움직이는 것도 모른 채 매일 곰사냥에 나섰지만 곰을 잡을 수 없었어요.  사냥을 시작하고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이었어요. 한 마리가 사자 앞에서 알짱거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몸짱 : "엇! 곰이다!! 이놈... 너 거기서 딱 기다려."


사자가 곰을 잡으러 뛰어가려 했지만 다리가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았어요. 몸에 힘이 빠지고 다리는 후들거려 몇 걸음 옮기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지요.


몸짱 : "어? 내 몸이 왜 이러지?"


열 걸음도 채 옮기지 못하고 제자리에 주저앉은 사자에게 짝꿍 사자들이 이야기했어요.


사자 3 : "그것 보세요. 몸짱님. 너무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힘이 없어진 거예요. 이제라도 늦지 않았어요. 왕이 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작은 동물로 일단 배를 채우세요. 힘을 내야 사냥도 할 수 있는 거예요."

몸짱 : "내가 지금 포기하면 덩치 녀석이 왕이 될 거 아니야! 그 꼴은 볼 수 없지.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곰을 잡아서 그 녀석 콧대를 꺾어주고야 말겠어."


고집스러운 사자 두 마리는 다른 사자의 말을 듣지 않았어요. 결국 굶주린 사자 두 마리는 점점 몸이 쇠약해져 앓아눕고 말았어요. 짝꿍 사자들이 작은 동물을 잡아 와 사자에게 가져다주었지만 씹을 힘도 없어 먹을 수가 없었지요. 그제야 사자들은 후회를 했어요.


덩치 : "다음부터는 토끼나 여우처럼 작은 동물을 많이 잡아오는 내기를 해야겠어. 처음부터 곰을 잡으려고 했던 것은 욕심이었나 봐."


덩치와 몸짱 사자 두 마리는 서로 왕이 되겠다고 고집을 부리다 결국 죽고 말았어요. 이후 사자 마을에서는 왕이 되겠다고 세력 다툼을 하는 사자들이 없어졌지요. 서로서로 도와가며 사냥해 온 작은 동물들을 나눠 먹으며 사이좋게 지냈어요. 그리고 약속을 했어요.


지혜 :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것은 작은 동물들이 있어서야. 결국 작은 동물들이 많이 있어야 우리도 살 수 있는 거지. 그리니까 배를 채울 만큼, 우리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만 동물 사냥을 하기로 하자. 아무리 우리 곁을 지나가는 동물이 있어도 배가 고프지 않을 때에는 사냥을 하지 않는 거지. 그리고, 병들고 약해진 동물로 사냥을 하자. 건강하고 일할 수 있는 동물들은 보호해 주는 거야. 다들 어떻게 생각해?"

중재 : "그것 참 좋은 생각이야. 우리가 그렇게 규칙을 정해서 지내면 우리가 나타나도 작은 동물들이 놀라서 도망가는 일은 없을 거야."


이후로 사자마을이 사라지고 여러 동물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큰 마을이 되어 모두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사자는 헤엄을 잘 치고, 나무도 잘 타는 특징이 있어, 육지에서도 물에서도 능력이 탁월합니다. 먹이를 구할 때 주로 암사자가 사냥을 하는데 그 이유는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수사자가 새끼를 지키는 것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수사자도 사냥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암사자의 출산이 임박하여 사냥을 하기 어렵거나, 먹이를 미처 구하지 못했을 때 다른 수사자가 암사자 주변을 얼쩡거릴 때 사냥을 나섭니다. 어지간하면 사냥에 참여하지도 않고 사냥해온 고기를 가장 먼저 탐식하는 등 빈둥빈둥 거리는 것으로 보이는 수사자가 진가를 발휘할 때는 바로 암사자들로는 감당이 안 되는 강적이 나타난 상황일 때, 가끔 암사자들이 사냥 도중 하이에나 무리와 대립하거나 밀리는 경우 무리를 도우러 뒤늦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연의 순리로 사자들은 약한 동물, 무리에서 이탈된 동물을 잡아 식량을 삼습니다. 생태계를 지키는 그들만의 규칙으로 자연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동물의 세계가 인간의 세계보다 나을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나누고픈 이야기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로 양쪽의 흠을 잡아내기에 급급한 모습이 국민 한 사람의 시선으로 볼 때 낯이 뜨거울 정도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 나라를 이끌어갈 사람은 한 사람이고 남은 사람은 국민이 됩니다. 정말 애민 정신이 있다면 서로를 흠집 내기에 급급한 유세를 벌일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왜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편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치에 관심도 없고, 누가 되든 바르게 이끌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민으로서 지금의 현실을 마주하자니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는 모양새입니다. 당사자들의 흠집을 내다가 이제는 가족의 치부를 드러내기에 바쁜 후보님들은 정말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고 계신 것이 맞을까요? 저렇게 물고 뜯다가 모두 죽는 길로 걸어가는 것은 아닐까요?


국민들을 편 가르기로 나누어 옳고 그름을 견줄 필요도 없이 그저 지지하는 당을 찍으면 그만인 선거로 이끌어가고 싶으신 건 아니신지 궁금합니다. 과연 드러나고 있는 진실이 거짓 뉴스이길 바라는 마음조차 들고 있는 이때에 선한 지도자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으면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물고 뜯고 싸우며 치부까지 모조리 꺼내어 드러내신 후 대통령이 되시면 낯부끄러워 정치는 하실 수 있으실지 궁금하네요. 정치인의 낯은 몇 겹 신가요?


본인들이 가고 싶은 길을 걷고, 만들고 싶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있기에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으니 국민의 대표로 일하는 대통령이 필요한 것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권력과 힘으로 국민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애민 하는 정신으로 지도자가 되셔야 합니다. 정말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낮은 자리에서 봉사하기 위해 그 자리에 서고자 하는 지도자가 간절히 필요한 시국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굶주림 가운데서 치기를 부릴 것이 아니라 잘못된 길을 인지했을 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처음부터 되짚어 옳고 그름부터 다시 배우고 그 자리에 서는 것은 어떠신지요? 국민이 있어 나라가 있고, 그 나라가 바로서야 곧 내가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로운입니다.







6명의 고정 작가와 객원 작가의 참여로 보석 같고 보배로운 글을 써 내려갈 '보글보글'은 함께 쓰는 매거진입니다.

다양한 글을 각각의 색으로 소개합니다. 주제는 그림책을 매개로 하여 선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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