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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Dec 26. 2021

[브런치 북 감상문] 할아버지 지진 드세요.

최형식 작가의 첫 번째 '브런치 북'

책을 읽다가 문득 '출간된 책만 책이 아닌데 왜 종이책만 감상문을 쓰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브런치의 여러 작가님들이 정성껏 발행하신 브런치 북을 읽고 감상문을 써 보려 합니다. 


우선 2022년을 맞이하며 함께 공동 매거진으로 활동하시는 작가님들의 '브런치 북' 먼저 감상문으로 남겨봅니다. 감히 '서평'이라는 이름으로 가 아니라 그저 읽고 느낀 점을 기록하고 싶어 '감상문'이라 적어봅니다.



로운의 브런치 북 감상문 그 첫 번째 책

최형식 작가의 [할아버지 지진 드세요]




한 편 당 2~3분 분량의 이야기들이 총 20편으로 엮여 있습니다. 정년을 바라보며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며 적어놓았던 노트를 펼쳐 기억에 남는 추억들을 한 편, 한 편 꺼내어 정리하고 싶어 글을 쓴다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그 마음이 담긴 20편의 이야기는 선생님의 시선에 비친 아이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도시의 학교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한 정서와 순박한 아이들의 이야기, 아이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선생님의 온기 가득한 마음이 작가의 담담한 시선과 재치 있는 문장으로 엮여있습니다. 읽는 내내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고, 가끔은 콧잔등이 간질거리는 [할아버지 지진 드세요]를 소개합니다.

 







작가의 브런치 북을 읽으며 2003년에 개봉되었던 차승원 주연의 [선생 김봉두]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서울의 잘 나가는 초등학교 선생인 김봉두는 아이들보다 한술 더 떠, 지각을 밥먹듯이 하고, 교장선생에게 매일매일 혼나는 이른바 문제 선생입니다. 교재 연구보다는 술을 더 좋아하고, 학부모들의 각종 돈봉투를 적극 권장, 장려하던 어느 날,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라더니 김봉두는 봉투 사건으로 인해 오지의 시골 분교로 발령됩니다.


휴대폰도 터지지 않고, 외제 담배는커녕 국산담배도 구할 수 없는 오지의 마을로 쫓겨난 김봉두. 전교생이라고는 달랑 5명. 더구나 돈봉투는커녕 각종 채소, 김치, 과일 등을 나누어 주는 너무도 순진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 또한 그에게는 불만입니다. 1교시 자습, 2교시 미술, 3교시 체육... 하루라도 빨리 서울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면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던 김 선생. 한술 더 떠 괴팍스러운 최노인은 글을 가르쳐달라고 생떼를 쓰는 등 김 선생의 시골살이는 더더욱 암울해 보입니다.


하루빨리 서울로 재입성 기회를 노리던 김봉두는 전교생을 전학 보내고, 학교를 폐교할 계획을 세웁니다. 우선 아이들 개개인의 특기를 살려주기 위해 방과 후 특별과외에 매달리는 김 선생. 그런 김 선생의 시꺼먼 속마음과 달리 오히려 마을 사람과 교육청에서는 훌륭한 김봉두 선생으로 인해 분교폐지 방침을 재고하는 계기가 됩니다. (출처 : 위키백과)



아버지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문제 선생이 되길 자처했던 김봉두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시골 분교에서 독수리 5형제와 부대끼며 진짜 선생으로 개과천선한다는 이야기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촌지 대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정'에 서서히 스며들어 변화되는 김봉두의 성장과정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영화 속에 녹아진 일상에서 마음을 울리는 감동과 사람 냄새나는 훈훈함이 있는 2003년의 흥행작 선생 김봉두. 연말연시 가족과 함께 감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최형식 작가의 [할아버지 지진 드세요]를 읽으며 선생 김봉두 속 장면 하나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시선이 따뜻하고, 아이들의 엉뚱한 생각과 질문에도 친근하게 답변해주며 어루만지시는 선생님을 글로 만나면서 재미와 감동이 있었습니다.


아이 둘을 키우며 저뿐 아니라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원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브런치 북을 읽고 감사한 마음이 절로 솟았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교단에 서시지만 아이들이 짓궂은 농담으로 선생님께 놀림의 말을 했을 때 과연 작가님처럼 함께 장난치며 웃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제 기억 속 선생님은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가르침만 일삼았던 모습이 더 많이 떠올랐습니다.


선생님의 글 속에는 주인공이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읽는 이의 마음도 따뜻하고 행복해졌습니다. 아이가 아이답게 자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밀어주시는 선생님이 계셔서 참 고맙습니다. 이 책에는 학부모라면 누구나 동경할 만한 선생님의 모습이 담긴 생생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로운이 소개하는 첫 번째 브런치 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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