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공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운 Jul 25. 2023

학교가 인생 맛집이라는 초등아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보름, 포함하면 24일 남짓의 초등학교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방학의 시작과 함께 엄마는 연장 근무에 돌입합니다. 돌아서면 이어지는 끼니와 간식을 챙기고, 방학이라는 이름만 듣고도 '아이와 함께 무언가라도 해줘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시달립니다. 누군가 시켜서도 아니고, 아이가 보채는 것도 아닌데 방학만 되면 몸과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왜 그럴까요?


어쩌면 아이는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주고, 배달음식과 자유로운 컴퓨터 사용권을 원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럴 수도 있으리라 생각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어떻게 하면 알차게 이 기간을 보낼까?' 생각에 생각을 더합니다. '누구를 위한 생각일까?' 생각하다 보니 어쩌면 이것은 '엄마 마음 편하자고 내린 결론이 아닐까'하는 의심마저 듭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획을 짜는 것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인가 봅니다.  



방학을 앞두고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식단으로 점심 급식을 제공하였습니다. 동글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급식이 맛있기로 꽤 소문이 나 있습니다. 카레를 먹지 않는 동글이가 학교에서 나오는 카레는 맛있다고 얘기하니 마음이 좋습니다. 영양사 선생님이 바뀌고 음식이 슴슴해져 이전 영양사님이 다시 오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내 인생 최고의 맛집은 우리 학교야!'라며 두 번씩 배식받는 날이 꽤 있는 동글이입니다. 아이의 성장기에 학교 급식이 맛있다는 말은 참 고맙습니다. 


아이들의 방학에 '끼니'만 해결되면 일이 한결 수월할 것도 같습니다. 방학이 되었다고 특별식을 준비하는 것도 아니자만 한 끼가 더 늘어난 것으로도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우선, '무엇을 먹을까?' 하는 생각을 하루 세 번 해야 하는 것이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메뉴만 정해져도 부담이 덜할 것 같지만 그렇다고 '식단표'를 짜 볼' 생각은 안 합니다. (짜 두어도 지켜질 것 같지 않아서죠.) 하루 한 끼, 학교가 맡아 주었던 점심이 꽤 그리울 것 같습니다. 


방학 동안 동글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즐겁고 충전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빠는 왜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올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