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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은 up! 칼로리는 down! '두부당근김밥'

by 로운

한 달에 한 번씩 꼭 만나게 되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만날 때마다 "로운님~ 지난 한 달 동안 운동 열심히 하셨죠?"라고 하시죠. "... 저... 조~금??" 뵐 때마다 목소리는 기어들어가고 자신감이 뚝뚝 떨어집니다. "로운님, 운동 열심히 하셔야 해요. 요즘 날씨도 좋잖아요? 이럴 때 열심히 운동하세요. 아셨죠? 다음 달에도 또 물어봅니다~" 음성은 친절하시지만 말씀은 단호하십니다. "혹시 다이어트하시는 건 아니시죠? 살 빼려고 하시지 마시고 잘 먹고 운동하세요."


알고 있으면서도 운동이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렵다기보다는 귀찮고 재미가 없는 거죠. 좋아하는 일은 시키지 않아도 사서 하게 되니까 말이에요. 한 해 한 해 늘어가는 알약의 개수로 의기소침해질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말씀마따나 운동을 하면 되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오늘만 쉬고 내일부터!'라고 생각하는 걸 보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아요.


"저, 선생님, 먹는 양이 늘어난 건 아닌데 왜 자꾸 살이 찌나 모르겠어요."

"음... 그럴 수 있죠. 어쩌면 다음 달에 만나면 물만 먹어도 살이 쪄요.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운동하세요!"

정말 답정너이십니다. 누구나 아는 답을 두고도 괜스레 한 마디 얹고 싶어지는 건 무슨 심뽀인지 모르겠어요.


병원문을 나서며 살은 덜 찌고 맛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합니다. 재미있죠? 살 안 찌는 음식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도 꿋꿋이 마음만이라도 가벼워질 재료로 맛있는 김밥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함께 만들어볼까요?


'두부 당근 김밥' 만들기


◉ 재료 : 부침용두부, 당근 많이, 계란, 깻잎(또는 샐러드용 채소), 양념한 밥, 김밥용 김


1. 두부를 썰어서 소금으로 밑간 한 후 수분을 제거하고 노릇하게 굽기

2. 손질한 당근을 채 썰어 살짝 볶아내기

3. 소금으로 밑간 해서 계란 부치기 (계란말이로, 또는 지단으로 넓게 펴서 부쳐주세요.)

4. 재료를 순서대로 얹어서 돌돌 말기

5. 먹기 좋게 썰어서 맛있게 먹기


당근채 볶음을 넉넉하게 넣을수록 달큼한 맛이 나죠. 사진에서는 당근이 조금밖에 안 보이네요. 아무래도 마지막 김밥이었나 봅니다. 당근볶음을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듬뿍 넣으면 훨씬 맛있더라고요. 햄, 맛살, 단무지 등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맛이 납니다. 두부를 바삭하게 튀기듯이 구워줘도 식감이 좋아져요. 가끔은 두부에 빵가루를 입혀 굽기도 합니다. 빵가루 옷을 입혀준 것만으로도 돈가스 식감이 살아나서 재밌는 맛이 나거든요. 이때 카레가루를 약간 넣어줘도 좋아요.


밥은 얇게 펴서 최소한으로, 샐러드 채소와 당근볶음은 듬뿍, 두부부침은 바삭하게 구워서 말아주면 마음은 홀쭉해지고, 맛은 풍성한 김밥이 완성돼요. 채소를 즐기지 않는 아이들도 김밥은 좋아하잖아요. 아이들이 편식을 한다면 함께 만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냉장고 속 재료로 만드는 김밥! 함께 만들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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