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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하고 바삭한 카다이프 초콜릿 스콘

by 로운

간식을 밥보다 더 즐기는 로운입니다. ^^


아래층 동생은 종종 말하곤 해요.
“언니는 디저트를 너무 좋아해. 밥은 깨작거리면서 디저트는 또 그렇게 잘 먹어. 그런데도 살이 안 찌는 건 정말 신기해...”


제가 처음 만난 디저트는 ‘던킨도너츠’였습니다.
대학 시절, 신촌역에서 환승을 해야 했는데, 신촌 현대백화점 지하 1층에 던킨도너츠가 처음 들어섰거든요.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걷던 그 길목 한가운데에 있던 도넛 가게는 제게 거의 천상의 맛이었죠.


도넛 하나, 커피 한 잔을 사 들고 학교로 향하던 길—
그 시간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모릅니다.
그 뒤로 저는 자연스럽게 ‘빵순이’가 되었죠.
지금이야 맛있는 빵집도, 예쁜 카페도 넘쳐나지만, 그 시절 처음 맛본 던킨도너츠는 정말 새롭고 신선한 세계였어요.


신도시에 살다 보니 서울보다 맛집과 대형 카페가 더 많습니다.
하루만 지나도 새 가게가 하나씩 생기는 것 같아요.
어디에 베이킹 카페가 새로 열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저는 어김없이 찾아가 맛을 봅니다.
어떤 곳은 ‘맛도 가격도 적당하다’ 싶고, 어떤 곳은 실망스럽기도 하죠.
하지만 만드는 공정을 아는 눈으로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건 또 아닙니다.


디저트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맛있는 것을 만나면 꼭 제 방식으로 다시 풀어 만들어보곤 해요.
요즘 제가 푹 빠진 재료는 바로 카다이프면입니다.
두바이 초콜릿으로 더 이름난 그 카다이프 초콜릿—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이 정말 유혹적이거든요.


얼마 전에는 샤브레 반죽에 카다이프 초콜릿을 넣어 쿠키를 만들어봤는데,
시중에서 그걸 왜 르뱅 쿠키로 만들어 파는지 단번에 알겠더라고요.
쿠키도 바삭, 카다이프 초콜릿도 바삭—
먹을 때마다 가루가 흩어져 앞접시 없이는 먹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그래서 이번엔 제가 좋아하는 시오코나 스콘 반죽에 카다이프 초콜릿을 섞어보았습니다.

음… 역시나 예상 그대로, 참 맛있습니다.


카다이프 초콜릿 스콘 레시피

◉ 반죽 재료 (12개 기준)

박력분 500g

베이킹파우더 5g

설탕 90g

소금 5g

차가운 생크림 500g

◉ 카다이프 초콜릿 재료

카다이프면 500g

피스타치오 페이트 500g

다크&화이트 커버춰 초콜릿 100g(생략가능)

버터 100g


계란물 약간(표면용)


◉ 두바이 초콜릿 만드는 법

1) 카다이프면 준비

카다이프를 손으로 잘게 비벼 2~3cm 길이로 준비

약불로 예열한 프라이팬에 버터와 카다이프면을 넣어서 구워줌

(또는, 170도 오븐에서 5~7분 정도 살짝 구워 수분을 날리고 바삭함 UP)
이 과정 하면 훨씬 고소하고 눅눅해지지 않아요!

2) 구운 카다이프면에 피스타치오 페이스트, 커버춰 초콜릿을 넣어 섞어줌

3) 냉장고에 30분 정도 휴지

◉ 시오코나 스콘 만드는 법

1) 반죽 만들기

볼에 박력분, 베이킹파우더, 설탕, 소금을 넣어 섞기

차가운 생크림을 넣고 스크래퍼로 잘게 자르거나 손으로 얼기설기 섞어줌.

♥ 반죽을 치대면 딱딱한 스콘이 됩니다.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만큼만 힘을 빼고 섞어주세요.

위생백에 넣어 냉장휴지. (최소 2시간~24시간)

◉ 성형 후 굽기

반죽을 60g 정도로 소분하기

손으로 넓게 펼쳐 초콜릿 소를 넣어 만두 빚듯 모양내기

반죽 윗면에 계란물 또는 우유를 발라주세요.

200도 예열 오븐에서 20분, 210도 온도 높여 5~10분

구워진 쿠키 윗면에 녹인 버터로 코팅해 주세요. (생략가능)

♥ 온도를 높여 굽는 것은 쿠키의 색을 내기 위함이에요. 생략 가능하고 바삭한 식감을 원하시면 조금 더 구워주는 것을 추천해요. 각 가정의 오븐마다 온도가 다를 수 있어요. 노릇노릇 갈색빛이 나면 완성이에요.


◉ 완성 포인트

초콜릿이 녹으며 촉촉

카다이프가 겉은 바삭 / 속은 결 사이에 고소함

일반 스콘보다 식감이 훨씬 풍부해요!


과정이 복잡해 보이지만, 원팬으로 충분히 가능해서 한 번 만들어보면 또 손이 가는 레시피예요.
지인들에게 빵 만드는 법을 알려주면서 깨달은 점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귀찮고 번거로운 과정으로 설명하면 절대 다시 만들어 먹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늘, 될 수 있으면 원팬으로 가능한 음식들을 떠올려봅니다.


시오코나 스콘은 버터 대신 생크림으로 반죽하기 때문에
식감은 부드럽고 풍미는 가득해서 한 번 만들면 꼭 다시 찾게 되는 스콘이에요.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휴지하면 가장 좋지만, 시간이 없을 땐 2시간 정도만 차갑게 해 줘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원래는 중력 또는 강력분을 써서 르뱅쿠키처럼 만들기도 하는데,
저희 가족은 바삭한 식감을 더 좋아해서 박력분을 사용하고 있어요.
오늘 만든 카다이프 스콘도 쿠키처럼 바삭하게 즐기려고 박력분으로 반죽했습니다.


카다이프면은 생면과 볶은 면, 두 종류를 판매해요.
저처럼 생면을 직접 볶아 사용해도 좋지만, 여러분께는 이미 볶아 나온 제품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막상 만들어보니, 볶은 면이 왜 더 비싼지 알겠더라고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서요.
저도 다음부터는 아마 볶은 면을 구매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커피 한 잔과 함께 카다이프 초콜릿 스콘으로 하루를 열어봤어요.
어젯밤 미리 구워둔 쿠키 덕분에 기분 좋은 아침이었습니다.
여러분도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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