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철학 단편 - 니체의 언어와 진리관
What then is truth? A movable host of metaphores, metonyies, and anthropomorphims in short, a sum of human relations, which have been enhanced, transposed, and embellished poetically and rhetorically, and which after long use seem firm, cannonical, and obligatory to a people: truth are illusions about which one has forgotten that this is what they are; metaphors which are worn out and without sensuous power; coins which have lost their picutres and now matter only as metal, no longer as coins.
진리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 교환가능한 비유, 환유, 그리고 의인화, 인간관계의 총합, 시적이고 수사적으로 강화되고 뒤바뀌며 꾸며진 것, 그리고 오랜 기간 사용해서, 사람들에게 단단하며 정형화되고 의무처럼 사용되는 것이다. 진리는 이것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린 환상이다. 감각적인 능력도 없고 낡아 빠진 비유이다. 그림은 없어지고, 금속 물질만 남은 더 이상 동전이 아닌 동전이다.
- '비 윤리적인 의미로 진리와 거짓에 대하여, 니체, 월터 카우프만역'을 번역
온전히 니체로만 구성된 다이어리 상품을 만들고 있다. 니체를 조언자로 둔 아이디어 노트가 컨샙이다. 온전히 니체의 언어와 모습으로만 구성할 생각이다. 얼토당토않게 격언을 끌어다가 쓰기 싫어서 실제로 공부하면서 책처럼 만들고 있다. 여기서 발생한 모든 수익금은 내가 운영하는 1인 출판사의 신인 발굴과 작가 지원에 쓸 예정이다. 그래서 한동안 인스타피드(@nousandmind)에 니체가 계속 올라올 예정이다.
니체는 진리란 언어에서 파생된 환상이라고 말한다. 진리는 굉장히 고루한 표현이다. 인간에게 맞춰진 아주 오래된 언어표현으로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사실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변하지 않는다. 진리는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니체에게 진리는 그렇지 않다. 언어로 표현된 진리는 속임수다. 현실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언어로 포착할 수 없다. 마치 진리라는 단어는 현실을 담아낼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그래서 니체의 진리 비판은 언어 비판의 연속이다. 니체도 언어가 없어져야 한다고 하지 않는다. 언어는 실용적이고 유용하지만, 근본은 속임수다. 옳은 말이다. 언어는 진짜로 어떤 대상이 있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때로는 빈 깡통 같을 때가 많으니까. '책상'이라는 말에 진짜 책상은 없다. 단어 책상과 사물인 책상을 연결해 생각할 뿐이다.
어제는 예비 작가와 두 시간 정도 이야기를 했다. 아직 글을 써본 적 없는 예비 작가는 글쓰기를 걱정한다. 자신이 글을 잘 못쓴다고 고백한다. 글은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글의 내용이 중요하다 위로했다. 글은 매체일 뿐이다. 글이 떠듬떠듬하더라도 이면의 내용이 진솔하다면, 독자들은 글 너머를 보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어의 속임수를 넘어서는 일이다.
글은 독자를 속인다. 가끔은 작가를 가리기도 한다. 작가가 진솔하더라도 글이 투박하면 작가는 투박한 사람처럼 보인다. 세련되고 날렵한 글은 작가가 세련되 보인다. 니체의 경우도 글이 니체를 숨겼다. 니체의 글은 대체로 발칙하고 대담한 글이다. 그래서 니체를 생각하면 철학의 바이킹같다. 부수고, 뒤집고, 깨뜨린다. 하지만 실생활의 니체는 겸손하고, 신사적이며, 자신의 비판 글에 남이 상처받지 않을까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스트라우스와 논쟁 때 스트라우스의 안위를 걱정했으니까. 니체의 글은 작가 니체를 숨겼다. 독자는 글에 속았다.
니체의 말을 글과 내용, 작가에 대한 유비†로 이해해본다. 언어과 작가의 글은 숨긴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렇다면 글을 대하는 태도는 변해야 한다. 글 자체가 전부라는 생각을 '유보'해야한다. 언어가 진리를 담아낼 수 없는 사실처럼, 능숙하고 뛰어난 글쓰기가 좋은 내용을 대변하지는 않으니까. 오히려 충실히 담담하게 작가의 생각을 드러내면 언젠가 빛을 볼 날이 오지 않을까? 그래도 너무 낙관은 말자. 단지 글쓰기가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다.
†유비: 두 개의 사물이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는 것을 근거로 다른 속성도 유사할 것이라고 추론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