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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mi Aug 11. 2019

다시 아테네로

이탈리아에서의 마지막날

르네상스 정원의 정수 빌라데스테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 조금은 지겹던 로마를 벗어나 티볼리를 가기로 했다. 티볼리에는 빌라데스떼라는 유명한 정원이 있다고 한다. 지하철을 타고 또 다시 버스로 갈아타 한시간을 달려서 간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 티볼리. 

 그곳에서 찾아간 겨울의 빌라데스테는 조용하고 한적했다. 정원은 좋았지만 입장료 8유로에 비해 관리가 안된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겨울이라 작동을 하지 않는 분수가 꽤 많았다. 무엇보다 전날 남부투어에서 무리를 한 탓에 몸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최대한 빠르게 보고 숙소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날씨가 조금만 더 따뜻했으면 보다 여유 있게 볼 수 있었을텐데 많은 아쉬움이 남은 하루였다.



 피자와 파스타가 질리기도 하고 몸이 안좋으니 따뜻한 국물이 정말 먹고 싶었다. 사촌동생을 꼬셔 테르미니역 근처 중국식당에 갔다. 오늘은 먹부림이다! 하고 두 명이서 여섯 개의 메뉴를 시켰다. 남은 돈을 탈탈 털었다. 그래도 중국식당은 한국식당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메뉴 6개에 26.2유로. 주머니는 가벼워졌지만 불러온 배만큼 행복해졌다.


다시 아테네로

 아테네로 돌아가기 위해 새벽부터 공항 가는 버스를 탔다. 이탈리아에 도착한 날에도 느낀 거지만 치암피노 공항은 참 작다. 면세점도 볼게 없다. 두 시간은 넘게 남았는데 와이파이라도 잘되니 다행이다. 아무 일 없이 아테네로 순조롭게 가나 했더니, 비행기 탑승 직전에 라이언에어 직원이 우리를 잡는다. 기내 캐리어가 너무 커서 벌금 50유로를 내야한단다. 아테네에선 아무 문제 없었다 했더니, 여기는 아테네가 아니라고 한다. 더 큰 가방을 들고 그냥 들어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어 억울한 감정이 들었지만 규정 위반은 규정 위반이었다. 어쩔 수 없이 벌금 50유로를 내고 나니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던 몸 상태가 몇 배는 더 안좋아진 것 같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미역국을 끓여먹고 잠이 들었다.


크리스마스 파티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다음 날, 아직 몸이 다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언니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단다. 아직 크리스마스는 남았는데, 오늘 왜 갑자기요?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데 갈 곳이 없다. 억지로 집을 치우고 손님을 맞을 준비를 했다. 대충 저녁을 먹고 일찍 들어가 자고 싶었는데 7시에 시작이라던 파티는 밤 9시가 되어서야 시작했다. 요리를 맡은 언니 친구의 일이 너무 늦게 끝나 재료 준비부터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인원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양을 요리했다. 9시가 되어서야 저녁을 먹을 수 있었는데 그가 한 치킨 브리야니는 입맛에 전혀 맞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자리에는 앉아있지만 외국인들 특유의 큰 리액션이 너무나도 피곤했다. 거기에 엄청난 설거지거리까지.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만큼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요리는 2시간! 먹는 게 1시간, 정리가 1시간. 휴 사먹는 게 훨씬 나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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