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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May 16. 2021

'그럴 수도 있다'는 사고방식

세상을 넓고 포용적으로 바라보는 시야가 필요하다

한 젊은 청년이 친구들과 한강변에서 술을 마시며 어울리던 중 강에 빠져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비슷한 시기 또 다른 청년은 필요한 안전조치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 채 300kg가 넘는 철판에 깔려 업무 중 사망하고 말았으며, 충주에 사는 여성 청소년 두 명은 지속적인 학대와 성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찾아간 경찰의 도움을 요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절망하고 소중한 목숨을 스스로 끊는 어렵고도 끔찍한 결정을 하고 말았다.

이 중 언론의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지속적인 후속 기사와 더불어 대중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어낸 사건은 지금 의문의 여지없이 첫 번째 사건인 것만 같다. 사건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는 대중의 지속적인 의혹 제기와 사생활 침해로 인해 일상생활조차도 힘든 상황에 놓였고.

모든 죽음은 안타깝고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누구의 목숨이 더 소중하고 어떠한 죽음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의미 없는 가치판단에 앞서, 나는 언론의 관심을 끈 사망이 서울에 거주하는, 이름 있는 학교 혹은 소위 유망하다 여겨지는 학과에서 재학 중인 대학생의 죽음이라는 점이 너무나 안타깝다.

대중에게 다가가는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있어 가장 유의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접근성'이다. 인터넷과 기술 접근이 어렵고 무인 키오스크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도, 부모의 도움과 승인 절차가 필요한 청소년층도 동일한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 우리의 사회는 모든 인프라 체계를 문제없이 사용할 수 없는 지역과 계층에 의해 움직이고, 결정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만일 이러한 사람들에 의해 행정 절차와 정책이 세워지고 만들어진다면 끊임없이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고 이는 결국 사회의 주변부를 갉아먹어 결국 중심부만 남게 되어버릴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행정 업무를 입안하고 관련 도구를 고안하는 사람들은 가능한 모든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갖춘 자세가 기저에 깔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가능성을 커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그러한 시야를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사회를 따뜻하고 넓은 공감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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