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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Dec 01. 2021

창작지원금, 그리고 레지던시 프로그램.

작가와 작품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작가에게 작품 활동을   있는 공간을 지원하고  나아가서  결과물을 전시하고 교류할  있는 것까지를 지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형태도 있고, 반면 공모전 등의 형태로 단순히 피칭된 작품을 실현하는  드는 비용만을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지원금' 형태도 있다.

금전적인 지원을 넘어 작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언뜻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더 긍정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만도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 지역과의 연계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스페인 빌바오의 빌바오 아르떼(Bilbao Arte), 마드리드의 마타데로(Matadero)라고 볼 수 있다. 전자는 가라앉은 철강 산업으로 인해 침체된 도시를 재생시키는 과정에서, 후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소 도축장을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낸 사례.

물론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등 지자체로부터 다소 자유로운 기관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지역 문화 재단 혹은 지방 정부가 유휴 자본과 공간을 활용하고자 하는 배경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작업의 결과물 혹은 부산물들을 지역 경제로 편입시키려는 압박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에술가는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대부분의 예술 작품이 다양한 고민과 안정적인 환경, 그리고 다양한 협업을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단순히 '돈'을 쥐어준다고 해서 그 결과물의 성취가 보장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은 분명하고, 무엇보다도 '씨앗을 넓게 뿌린다'는 관점에서 유의미하다.

한정된 예산을 활용하는 행정기관의 입장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예산을 합리적으로 집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분명히 있다. 더군다나 그 결과물이 명확한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는 콘텐츠인 경우에는 그 고민의 방향이 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작가를 선정하고 그 과정과 결과까지를 책임지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경우 (합리적으로 수행되었을 경우) 밀착하여 작가를 성장시키는 인큐베이팅이 가능하지만, 반면 그 수혜자가 극히 한정적이고 소수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반면, 지원금의 경우 상대적으로 다수의 지원자들에게 넓은 범위의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에 투자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높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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