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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May 17. 2022

Eurovision 2022: 결국 모두 다 정치일까?

그리고, 드디어 영광의 순간을 차지한 스페인

올해도 어김없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가 열렸다. 작년 우승국가인 이탈리아의 투린에서 지난 주말 열린 경연대회에서는 두 가지 큰 사건이 일어났다. 우크라이나의 우승, 그리고 근 25년 만에 가장 높은 결과를 스페인에 안겨주며 영광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수 샤넬(Chanel).

예술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이다?

유로비전은 이미 오래전부터 ‘가장 훌륭한 노래를 뽑는 것’과는 거리가 먼 대회였다. 각국의 대표단과 문자투표가 12점부터 차등 점수를 부여하는 우승국 집계 방식은 실제로 ‘다소 친숙한 나라’에 표를 몰아주는 양태로 나타났고, 급기야 브렉시트가 있었던 해에 영국은 대표단과 문자투표 모두에서 0점을 받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떠들썩한 지금 우크라이나가 유로비전에 우승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심지어 ‘내년 유로비전 콘테스트는 마리우폴에서 개최하겠다’는 선언까지 하고 있으니.

그럼에도, 노래의 감동은 기적을 일으킨다.

2021년 0점을 받아 꼴찌가 되었던 영국은, 감동적인 노래로 올해의 경연에서는 되려 2등을 했다.

그러나 나를 더 놀라게 한 건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한 스페인. 매번 바닥을 기는 순위로 숙연하게 유로비전 이후의 월요일을 맞이하던 스페인은 지금 ‘샤넬리스타(Chanelista)’라고 자신들을 부르는 팬층이 만든 밈들로 넘쳐나고 있다.

특히 올해 스페인의 출전곡을 선정했던 베니도름 페스트(Benidorm Fest) 이후 지속적인 사이버 불링을 당해왔던 샤넬은, 엄청난 성공을 등에 업고 마드리드 5월 축제의 메인 스테이지에 서기도 했으니 정말 모를 일이다.

아무리 모든 것이 정치이고 예술이야말로 정치에 가장 쉽게 결탁하고 영합한다지만, 도리어 정치마저도 초월할 수 있는 것 또한 예술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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