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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Nov 12. 2018

제66회 산세바스티안 영화제(2) - 개막식, 영화제

시간이 지나서 산세바스티안으로 향했다.


5시간의 버스가 생각보다 상당히 힘들었는데, ALSA 고속버스 왕복 티켓을 갈 때는 프리미엄, 올 때는 일반 버스로 예약했었다. 그런데 프리미엄이 너무도 편해서 마드리드로 돌아올 때도 프리미엄으로 예약했어야 했나 싶기도 했고.... 뭣보다 고속도로나 철도 구간에서 데이터가 전혀 터지지 않는 스페인에서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데다 양쪽 팔걸이에 푹신한 가죽시트까지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한가지 문제는 도착시간이었는데, 적혀진 도착시간이 애초에 빠듯하게 계산되었던 것인지 30분이나 늦게 산세바스티안에 도착했다. 덕분에 캐리어를 질질 끌고 개막식 갈라가 열리는 Kursaal에 가야했고, 티켓을 픽업하고 간신히 장소에 도착했다.

들어가서 1층 공간을 두리번거리는데 직원이 다가오더니,

Are you here alone?


이라고 묻는 게 아닌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니 ‘마침 운이 좋다’면서 1층 공간 앞쪽 정 가운데에 덩그라니 비어있는 하나의 자리를 안내해준다. 무대가 정면에 있고, 심지어 진행자의 이목구비까지도 보이는 거리!!!!

스페인어 진행자는 심지어 넷플릭스 시리즈 파키타 살라스(Paquita Salas)에 나왔던 배우였다!

영화제 개막식은 좀 신기했는데, 일단 스페인어(Castellano)를 쓰는 사람과 에우스케라(Euskera)를 쓰는 사람이 번갈아가면서 진행을 맡는다. 그런데 이게 통역이 아니고 그냥 진행을 하는 것이라...에우스케라로 진행되는 동안에는 무대 상단에 있는 영어/스페인어 프롬프터에서 실시간으로 번역되는 것을 보아야 했다. 

심지어 매일매일 올라오는 영화제 데일리 뉴스레터도 한 영화의 리뷰에 대해 세 언어로 되어 있었다.

 이 때는 그냥 개막식 갈라 행사라서 그런가 싶었는데, 나중에 실제 영화를 보러 가서도 영어 혹은 스페인어가 아닌 언어로 된 영화에서 (스페인어 자막은 없이) 영어자막과 에우스케라자막만 등장하는 것을 보고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진행된 영화 감상 강행군....이었는데, 티켓에서 좌석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무엇인가 했더니, 영화 시작 30분 전부터 상영관 밖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게다가 좌석이 구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아이디카드가 있는 사람들은 이 모든 사람들이 들어간 뒤에 잔여좌석이 있는 경우에만 들어갈 수 있다. 좌석 배정이 확실히 되어 있고 아이디카드 예매가 확실히 섹셔닝이 되어서 당일 아침에 예매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 영화제의 시스템이 이미 익숙해져서 그런가 이 부분은 답답하기도 했고.

게다가 '어떤 가족' 상영회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도노스티아 상을 받는 것을 구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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