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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eudonysmo Aug 16. 2019

그래서, 결론이 뭐죠?

점점 산으로 가는 대화, 이유는 뭐였을까.

그분은 항상 저 문장을 입에 달고 다녔다.


어떠한 논리와 흐름을 통해 그 결론이 만들어진 것인지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정말 나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게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때도 정말 많아서, 대체 왜 이렇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는 대부분 ‘사회적 합의에 의해 이미 결정된 전제’를 상대방이 알고 있다는 기반 하에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그 사회적 합의나 배경은 그분이 속한 사회 집단의 것이었고 한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나의 것과는 전혀 달랐다.


그리고, 그분이 세상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방식과 필터가 나의 그것과는 매우 달랐다. 위의 배경지식 이야기와도 비슷한 맥락이겠지만 위의 이야기가 ‘발화자’의 입장이라면 이건 ‘수신자’의 입장에서 생기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간극을 메꾸기 위해 손을 뻗을라치면
결론만을 요구하는 상대방과는
당최 오류의 수정이 불가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결국 그분은 상황에 대한 단편적인 인지만 할 수 있었다. 결론만 듣는 것은 상황을 인식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이해하는 데는 그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다. 결국 그 상황/사건에서 뻗어나가는 가지는 그 상황에 처한 각자의 입장과 관점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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