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키스테이지 May 13. 2018

일상, 기록

바쁜 하루에도 기록을 하는 습관


장소 내가 있던 모든 곳

시간 2018년 5월 둘째 주

날씨 하늘 맘대로




1.





출근길이었나 퇴근길이었나?

평일 5일 내내 같은 길을 두 번씩 걷는다는 것은 그 길을 둘러싼 환경과 나와의 관계는 예사 인연이 아닌 것이다.

이 길을 두 달 정도 걸으며 그 짧은 새에 풍경이 바뀌는 것을 봤다.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들 위에 연녹색 이파리들이 매달리더니 곧 하이얀 벚꽃이 피어났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 씻겨내린 꽃의 빈자리엔 푸르러진 이파리들이 쑥쑥 제 몸집을 키워왔다.


그리고 나는 몇 년 후 이 시간에도 이 곳을 걷고 있을까 상상을 하게 된다.

이 길이 그리워지는 일이 생겨나겠지.




2.



미세먼지 저감정책으로 한동안 중지되었던 양재천 옆 공사현장은 

오늘도 무슨 일인지 멈춰있다. 

뭐든지 빨리빨리가 익숙한 한국에서 참 어색해 보이는 광경이다. 덕분에 미세먼지가 좀 줄어들었나. 

그래도 어서 아름다운 양재천의 모습이 궁금해지는 건 내 욕심일까? 



3.




밥 대신 군것질이 무진장 땡길 때가 있다. 월급도 받았겠다 나를 위해 이 정도 탕진은 허락할 수 있지!


일요일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 츄리닝을 주섬주섬 주워 입고 검정 모자를 푹 눌러쓴다. 

지갑을 챙겨 집 앞 슈퍼로 갔다. 

참 오랜만에 오는 슈퍼에는 신상 과자도 보이고 내가 좋아하는 감자칩도 판다. 

아이가 된 기분으로 이것저것 담아도 내 돈이라서 죄의식도 없다. 행복하다. 집에 가서 다 먹어야지.




-끝-


작가의 이전글 첫 출근 그리고 소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