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18일 목요일. 백수일지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일주일. 벌써부터 '오늘은 뭘 써야 하나' 고민인 시점이 찾아왔어요. 깝깝했어요. 그런데 첫 문장을 쓰던 중에 흘러나오는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그래서 오늘은 백수의 플레이리스트에 대해 써봅니다. (소재 찾기 참 쉽져)
때마침 흘러나오고 있는 신나는 키이라 나이틀리의 노래♬ (근데 저 팝알못)
멜론을 주로 이용합니다. 음악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뭐랄까, 소리도 안 나오는 흑백티비의 답답함처럼 무미건조하고 지루할 것만 같아요. 가수처럼 노래를 잘 부른다거나, 뮤지션처럼 작곡, 작사 같은 창작활동을 좋아하 건 아닙니다. (그런거 할 줄 몰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겐 평범한 일반인으로서 음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라고나 할까요.
참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해본 것 같습니다. 어렸을 적엔 TV에서 흘러나오는 90년대, 2000년대 가요를 들으면서 자랐고, 만화나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흥얼대며 다녔죠.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발라드를 좋아했다가 팝(Pop)을 영어수업 때 처음 접했고, 특히 시끄러운 락(Rock)에 꽂혀 매일 고막이 얼얼할 정도로 들었습니다.(아마 이때부터 청각에 좀 문제가) 또 이 시기에 만화책과 일본 애니메이션에 빠졌던 적이 있어서 만화음악을 포함해 모든 일본 음악을 두루두루 섭렵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대학시절부터는 조용히 앉아 공부를 할 때나, 책을 읽을 때 필요한 BGM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교회를 다니던 시기엔 모든 세상 노래를 끊고 3년 동안 찬송과 CCM만 들었습니다. 팝 음악에 대한 관심도 조금씩 키워나가 좋아하는 흑인가수와 재즈 음악을 자주 들었고, 가스펠 음악도 좋아했지요. 영화를 즐기면서 다양한 OST와 오케스트라 음악에 대한 관심도 갖고,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때 처음 클래식을 접하게 된 것 같네요. (접해만 봤어요. 아직도 클래식은 1도 모릅니다.) 경연 프로그램 '나는가수다'가 유행했을 땐, 1년 내내 나가수에 나오는 가수들노래만 듣고, 군대에선 걸그룹에 빠져 아이돌 노래만 듣고. 허허허. 돌이켜보니 참 버라이어티 했네요.
요즘엔 대세인 트로트. 어무니 때문에 반 강제로 주입식 청취를 하고 있습니다. (난 영탁 막걸리. 크.)
일지는 계속된다. 언제까지 갈까. 허허허
이렇게 오랫동안 다양한 음악을 접해봤지만, 그 모든 음악들을 전부 다 기억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아쉽게도 학창 시절 때는 멜론이나 지니처럼 온라인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정리해놓을 수 있는 플랫폼도 없었고, 소리바다 같이 MP3 파일 형식으로 음원을 일일이 다운받아야 했죠.(불법다운로드의 전성기) 하아. 10년을 넘게 모아 온 MP3 파일들이 언젠가 컴퓨터가 고장 나 다 증발해버린 적이 있어서, 음원거지가 됐어요. 그때 참 허무했지요. 그 뒤로, 틈날 때마다 제 음악인생의 히스토리를 추적해보기로 합니다. 가끔씩 예전에 즐겨 듣던 음악들이 그리울 때가 있잖아요.
제 플레이리스트입니다. 거의 10년 동안 모인 곡들이죠. 어쩌다 카페에서, 술집에서, 티비에서 '아! 이 노래 옛날에 많이 들었는데, 제목이 뭐였지?', '아! 이 목소리 낯이 익는데 누구지?' 하면 하나씩 찾아 담아두었죠. 지금은 듣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바로 검색해서 듣거나, 플레이리스트를 뒤져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허허 기특기특.
카테고리를 나누는 방법도 다양하지요. 명상을 할 땐 명상음악과 반주 리스트, 운동을 할 땐 신나는 곡 리스트,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필요한 조용한 음악이 땡기면 BGM,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로 가고 싶으면 Old Kpop, 추억의 일본 애니메이션 노래가 떠오른다 싶으면 J-pop 등등. 필요할 때마다 그때의 기분에 맞춰 음악을 꺼내 먹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다른 분들은 음악을 어떤 식으로 듣는지가 궁금하네요. 다른 사람들의 뮤직 히스토리가 궁금해집니다. 어떤 음악을 들으면서 자라왔고, 플레이리스트는 어떻게 정리했으며, 상황에 따라 어떤 음악을 들을까. 왠지 소개팅에 나가면 써먹기 좋은 화젯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필요하신 분은 참고하시길. (전 이미 임자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