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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피로스 Jul 20. 2020

Ep8. 마무리,독방타임,새출발(feat.동생)

호주 워킹홀리데이 일지 8화(2018.10)



갈림길 위에 서다


굿바이 Anason
굿바이 세차


갈림길에 섰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비자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목표했던 여행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영어실력을 갖춰놓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주 6-7일을 일해도

생각만큼 돈이 모이지 않고,

고된 일의 강도로 인해

몸과 마음은 점점 피폐해지고

영어 공부는커녕

편안히 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것조차

힘든 지경이었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건지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건지

굉장히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결국 호주에 좀 더 체류하기로 합니다.

내년 3월에 끝나는 비자를

좀 더 연장해서 6개월 정도 더 있기로 합니다.

Second Visa라는 걸 따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도시를 떠나야 했습니다.

그래서 레스토랑과 세차일을 그만뒀습니다.


 
Farewell Party


그리고 정든 집과 친구들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독방의 추억

한인촌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


그토록 원했던 독방


한 달 정도 머물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곧 도시를 떠날 예정이었거든요.

그래서 값싼 독방 매물을 알아보다가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라는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왜 독방이었냐.

온전한 저만의 시간과 공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제대로 쉬고 싶었어요. 조용하게.

쉐어하우스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맛이 있지만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좀처럼 가질 수 없다는

단점도 분명 있습니다.



스트라스필드는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시드니의 한인타운입니다.

한식당부터 한인마트까지 없는 게 없죠.

처음엔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와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잠깐이었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그리웠던 한국음식들을

실컷 먹을 수 있었거든요.


갑작스럽게 결정된 일이었지만

당시 제 계획은 이랬습니다.

비자가 끝난 뒤에도 6개월만 더 있자.

그러려면 세컨드 비자를 취득해야 했고

타지에서 3개월 근무 일수를 채워와야 했습니다.


*세컨드 비자 취득조건

세컨드 비자를 취득하기 위해선 호주 정부에서 지정한 1차산업(농업,축산업,제조업,광업 등의 생산업) 근로지에서 3개월 이상 근무일 수를 채워야 합니다. 주로 1차 산업 근로지는 교외지역이나 대도시를 벗어난 먼 시골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운이 좋게도

시드니에서 차로 5시간 거리에 있는

먼 도시의 공장에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5시간이면 서울에서 부산 거리지만,

호주에서는 그닥 먼 거리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워낙 땅덩어리가 커서...)


내 인생의 첫 중고차. Ford - Laser 99년식. 900불. 한화로 약 75만원
이런 허허벌판을 5시간 동안... 근데 멋있었어요. 아프리카 초원 같은 느낌?


5시간 걸리는 그곳으로 차를 타고 갔습니다.

일할 공장을 둘러보고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새로 살게 될 쉐어하우스도 살펴보고 왔지요.

나쁘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교외지역이라 집의 가격과 상태가

도심보다는 낫더라구요.


그리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곳에서 세컨드 비자를 따기로,

최소 3개월은 머물기로 !


그리고 이런 결심을 했던 저는 결과적으로

2020년 2월, 호주 생활을 마무리할 때까지

이곳에서 머물게 됩니다.

하하하하하.




동생과 재회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동생을 호주로 불러들였습니다.

한국에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던 동생에게

호주에 와보라고 권유를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찾아온 동생.



새롭게 시작될 여정을 

동생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동생과 함께했던 호주에서의 시간이

제겐 굉장히 귀중한 추억들로 남게 됐습니다.


그리고 제 동생은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호주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사람 인생이라는 건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재밌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11월

동생과 함께, 또 다른 친구들과 함께

이제껏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기상천외한 경험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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