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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피로스 Jul 22. 2020

Ep9. 굿바이시드니,헬로더보

호주 워킹홀리데이 일지 9화(2018.11)


굿바이 시드니(Sydney)

헬로 더보(Dubbo)


동생과 함께 시드니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저희가 정착한 곳은

더보(Dubbo)라는 곳입니다.


시드니에서 

차로 약 5시간 거리에 있는 먼 곳이죠.



집을 구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습니다.

공장 면접과 집을 구하기 위해

저 거리를 2일 동안 2번 왕복했거든요.

다행히 직장도 집도 잘 해결됐습니다.


*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호주는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IT 인프라가 덜 구축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한국에서 보다 훨씬 적다는 소리죠.

땅덩어리가 크고,

우리나라처럼 빨리빨리 문화가 없어서 그런지

인터넷이 안 터지는 곳도 많고

무지하게 느린 곳이 많습니다.


물론 대도시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도시를 벗어난 외곽으로 갈수록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해져요.


집을 구하는 문제도 비슷합니다.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제한적이고,

발로 뛰거나, 입소문을 통해서 해결하는 경우가

호주에선 여전히 많았습니다.




제가 새롭게 살 곳은

한국인과 동양인 친구들이 함께 사는

쉐어하우스였습니다.

집주인은 괜찮은 호주사람이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영어공부 한답시고

한국인이 많은 곳은 절대 피했을 텐데

저때는 아무 상관이 없었어요.

당장 제일 시급했던 건 영어보다 돈이었고,

비자를 따기 위한 근무일수였거든요.

무엇보다 저 당시엔

한국사람이 너무도 그리웠습니다.




처음엔 빈방이 없어서

차고를 개조한 창고 비슷한 곳에서 지냈습니다.

사진으로 봤을 땐, 그나마 살만한 모양새지만

처음엔 온갖 잡동사니가 널브러져 있는

정말 더러운 장소였습니다.

무슨 이런 곳에 사람을 받나 싶어

집주인에게 속으로 쌍욕을 했지만

달리 다른 방도가 없었기에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쉐어하우스 식구들이 

새로 들어온 친구들을 위해

환영파티를 열어줬습니다.


공들여 만든 맛있는 요리들이 넘쳐났습니다.

그동안 써먹지 못했던 한국말로

원 없이 실컷 떠들어댔습니다.

얼마나 속이 시원하고 행복하던지.


더보에서는 

이렇게 주말이나, 누구의 생일만 되면

다 같이 만든 요리로 파티를 열곤 했어요.

매주매주 파티의 연속이었죠.

그래서 좀 힘들었지만, 재밌기도 했습니다.


아마 저때부터 살이 찌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시드니에선 7kg이 빠졌는데,

귀국 전에 몸무게를 재보니 다시 10kg가 쪘더라구요ㅎ


여기서도 같이 사는 친구들과 함께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다들 보고싶기도 하고,

저때가 가끔씩 그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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