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침에만 읽는 두 권의 책 <이슬아수필집>, 2독 중인 <타이탄의도구들>
최근 아침 독서의 매력에 푹 빠져있습니다.
시간을 내서 집중하는 일반적인 독서와는 달리
아침 독서는 그것만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백수가 되기 전까지 한동안은
아침에 책을 읽는다는 건
엄두도 못 낼 일이었거든요.
하지만 요즘 다시
매일 아침마다 하는 소량의 독서가
하루를 시작할 때 얻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마치 저희 어머니께서 매일
기계적으로 아침 드라마를 챙겨보시는 것처럼
저도 기계적으로 아침 독서를 챙겨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렇게 주제가 잘게 잘게 나뉘어진 책이 좋아요.
아침엔 소설을 읽지 않습니다.
중간에 끊기가 어렵거든요.
두 시간짜리 영화나
한 시간짜리 드라마를
매일 5분-10분씩 끊어서 본다면
얼마나 재미가 없을까요.
흐름이 끊기잖아요.
그래서 보통 끊어서 읽기 좋은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를 읽습니다.
챕터가 소주제로 잘게 잘게 잘~ 나뉘어져 있고,
한 주제에 몇 페이지 안 되는
그런 책이 읽기 좋습니다.
독서 시간은 10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과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지 않습니다.
힘을 빼는 마음 소양 워밍업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정확하게 소량만 읽는 게 중요합니다.
두께의 위엄
아침 독서를 활용하면
평소 시간을 내서 읽기 엄두조차 안나는
두꺼운 책을 도전하기에도 좋습니다.
대학생 시절
<나폴레온 힐 성공의 법칙>이라는 책을
거의 반년에 걸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단행본의 크기가 얼마나 위협적이던지.
두께가 7-8cm에 달하고
페이지는 800페이지 정도 됐던 걸로 기억해요.
꼭 읽고 싶었던 책이었지만
두께와 분량이 어마무시해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책이었죠.
그래서 아침시간을 활용했습니다.
그렇게 아침마다 조금씩 읽어 나가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게 되고
6개월이란 시간이 흘러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딱 10분
하루에 3-4 페이지씩,
몇 달이 걸리든 1년이 걸리든 상관없습니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보게 되는
희열과 매력이 아침 독서에 있습니다.
한 권을 3번 읽은 유일한 책. 아침 독서라 가능했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데도 좋습니다.
살다 보면 평생을 곁에 두어 읽고 싶은
감명 깊은 책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책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듭니다.
근데 전 어떤 책이든
보통 두 번 이상 읽는 게 어렵습니다.
좋은 책을 만나면
여러번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지만
언제나 그런 마음은
다른 새로운 책을 빨리 읽고 싶다는 욕구에
져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아침 독서 시간엔
읽은 책을 다시 읽는데 부담이 없습니다.
내가 굳이 시간을 들여 독서를 한다는
수고로움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소 다시 한번 읽고 싶었던 책도
천천히 느긋하게 곱씹어가며 읽을 수 있는
행복한 여유를 맛 볼 수 있습니다.
백수라서 할 수 있는
사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뭐라 해도
전 아침독서가 정말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