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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환 Nov 13. 2017

영국 노팅엄 로빈후드 맥주 축제

2016년 노팅엄 로빈후드 맥주 & 사이더 축제

 축제는 참 묘한 매력이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같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순간 가장 친한 친구처럼 지내게 되고 같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준다. 술과 관련된 축제는 특히 더 즐겁다. 맥주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즐길 수 있고 가장 많이 마시는 주류이며 맥주 축제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이 세상에는 정말로 다양한 맥주 축제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 맥주인들의 사랑을 받는 축제이자 죽기 전 한 번쯤은 꼭 가봐야 할 축제인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Octoberfest) 맥주 축제가 있다. 직접 독일 가서 옥토버페스트 맥주 축제를 즐기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항공권을 사야 되고, 숙소도 예약해야 되고, 휴가를 내고 독일까지 가서 옥토버페스트를 즐기기는 쉽지 않다. 보통 맥주축제는 3-4일 정도 열리고 길면 1-2주 정도 한다. 학교 다니느라 바쁘고 회사 생활이 고되면 맥주 축제를 가고 싶기는커녕 집에 가서 침대에 누워있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 그만큼 맥주 축제는 많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을 내서 축제를 즐기기는 쉽지 않다. 필자도 아직까지 맥주 축제에 가본 적은 딱 한 번 밖에 없다. 영국에서 맥주 공부를 시작하고 학교 근처에서 열린 노팅엄 로빈후드 맥주 & 사이더 축제 (2016 Robin Hood Beer & Cider Festival)를 가봤다.  


 제 9회 로빈후드 맥주 & 사이더 축제 (The 9th Robin Hood Beer and Cider Festival)는 영국 노팅엄(Nottingham) 도시에 위치한 노팅엄 성 (Nottingham Castle)에서 총 4일간 (2016년 10월 12-15일) 열렸다. 맥주 축제가 웅장하고 품위 있는 성안에서 열린다고 하니 마치 중세 시대 노팅엄 성의 성주가 성대한 파티를 열고 중요한 손님들을 초대한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성에서 맥주 축제를 연다고 하니 뭔가 격식을 차려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입장권을 사고 실제로 성안으로 들어가면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편하게 펍에서 맥주 마시는 느낌으로 축제를 즐기면 된다. 맥주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밴드의 음악과 다양한 축제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다른 한편에서 여러 푸드트럭이 줄지어 있었다.맛있는 음식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맥주 축제에 왔으니 밴드 음악과 맛있는 음식은 제쳐두고 우선 맥주를 마시러 맥주 부스 쪽으로 갔다.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종류의 맥주를 처음 보았다. 처음에는 너무 신기해서 맥주 종류가 몇 개 있나 세어보았지만 너무 많아서 중간에 포기했다. 이번 축제에는 총 1000종류의 맥주와 200종류의 사이더(Cider)가 있었다. 아마 '사이더(Cider)'를 처음 들어보고 마셔본 경험이 없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사이더 브랜드가 없고 소비량도 아주 적기 때문이다. 영국과 미국 그리고 기타 유럽권 국가에서는 사이더를 꽤 많이 마신다. 사이더는 사과를 압착시켜 사과즙을 추출해 낸 후 발효와 숙성과정을 통해 만든 술이다. 어떤 사과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이더 맛이 달라질 수 있다.

로빈후드 맥주 축제 전용잔과 맥주를 구매할 수 있는 토큰

 입장권을 구매하면 맥주와 사이더를 마실 수 있는 개인 전용잔과 토큰 10개를 준다. 전용잔은 축제가 끝난 후 기념품으로 챙겨 가면 되고 토큰 10개를 이용해서 맥주를 마시면 된다. 맥주 축제에 가면 정말로 다양한 맥주들이 있다. 그중에는 입맛에 맞지 않는 맥주도 있을 것이다. 너무 종류가 많아서 어떤 맥주를 마실지 모른다면 테이스팅을 한 번 해보고 맥주를 주문하는 게 제일 좋다. 마셔보고 그 맥주가 마음에 든다면 맥주를 주문하면 된다. 보통 토큰 2개에 1/3 파인트, 3개에 1/2 파인트의 맥주를 준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맥주는 토큰 3개에 1/3 파인트, 4개에 1/2 파인트의 맥주를 준다.


맥주 축제에서 마신 캐슬 락 양조장 (Castel Rock Brewery)의 하비스트 페일 에일 (Harverst Pale Ale)

 

 정말로 많은 맥주들이 있었다. 그 당시 무슨 정신으로 마신 맥주들을 핸드폰에 써놓았는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마신 맥주 리스트들은 이러하다.

1. Ngaru Nui

2. Solo Orange IPA

3. Mango IPA

4. Plum Mild

5. St. Modwen Golden Ale

6. Big Mig Saison

7. Harvest Pale Ale

8. Palmer's Uplan Cyder Newport

 여기에 있는 리스트보다 몇 개 더 마셨는데 아마 축제를 즐기다 보니 나중에 어떤 맥주를 마셨는지도 적지 않고 그냥 마신 거 같다.



무수하게 많았던 다양한 종류의 케스크 에일 (Cask Ales)

 맥주 축제의 묘미 중 하나는 평상시 대형 마트나 보틀샵에서 맛볼 수 없었던 맥주들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맥주 축제를 위해 특별한 맥주를 양조하는 맥주 회사들도 많다. 그만큼 평상시 맛볼 수 없었던 신기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2017년 노팅엄 로빈후드 맥주 & 사이더 축제는 10월에 끝났다. 2018년 축제는 9월 12일에서 15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영국 여행 중 맥주 축제가 열린다면 저녁때 잠시 들러 다양한 영국 맥주를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굳이 다른 나라까지 갈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도 최근 다양한 맥주 축제가 열리고 있다.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맥주 축제에서 다양하고 좋은 맥주를 즐기는 것도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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