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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ign Oct 25. 2016

이탈리아 집 경매 사이트?

경매로 집을 구입해 보까?

출산 휴가를 떠난 동안 내가 가장 많이 한 일은 무엇일까? 


첫 번째, 내 마음의 우선순위. 다인이. 다인이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함께 웃기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받쳤다. 엄마가 되니 자발적으로 그렇게 되더라는 ^^


두 번째, 열심히 살 집을 찾고 찾고 또 찾고 드디어 찾았고, 집을 꾸몄으며, 다인이의 성장에 맞춰 지금은 바닥을 매일 닦고 있다. 아이가 긴 다는 성장의 기쁨은 잠시,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 아이를 위해 역시 자발적으로 걸레를  집어 들게 되더라는 ^^


세 번째, 집 경매 사이트를 하루에 10분이라도 꼭 본다. 예전 집주인을 통해 알게 된 경매 사이트. 그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그는 말 그대로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일지도. 엄청나게 성공했다고 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정보에 발 빠르게 움직여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재산을 불린 그의 근면 성실함에 일단은 Thumbs up. 그와 그의 와이프는 까르푸에서 일하는 우리가 말하는 블루 컬러일 수 있겠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 그러나 그를 보며 이탈리아는 블루 컬러라 하여도 열심히 살면 잘 살 수 있는 희망이 가득 찬 곳인가 보다 생각했다. 아마도 내가 이탈리아를 잘못 알았나 싶었다. 이탈리아는 세금을 무지하게만 떼 간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어느 나라나 비슷한 법인 듯. 이탈리아라고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는 부동산을 잘 이용해 돈을 번 케이스였다. 사람을 자주 만나고 접하다 보면 친해지기 마련이던가. 나의 붙임성 있는 성격으로 우리는 여러 정보를 나누는 사이까지 되었다. 특히 그 사람의 와이프가 우연히 생일임을 알고 준비한 작은 성의인 바디로션은 그들과의 사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친해지고 난 뒤 솔직하게 그에게 털어놓았다. 이탈리아는 열심히 일하면 블루 컬로도 잘 살 수 있는 곳인가 보다고. 나를 보고 기분 좋게 웃더니 경매 사이트에 대해 알려주었다. 어떻게 찾고 어떻게 정보를 비교하는지. 그날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나의 이탈리아어가 이렇게 아쉬웠다. 그의 말을 100%를 흡수할 수 없는 것이 씁쓸했다. 그 이후 난 포기하지 않고 경매 사이트에 파고들었다. 매일 내가 관심 있는 지역을 조회하고 들어가 어떤 매물이 있는지 시간이 있는 대로 틈틈이 찾아보았다. 어렵지만 서류도 읽어보고 구글 번역기도 열심히 돌려보았다. 그리고 내 인생의 다음 프로젝트를 내 나름대로 세우기 시작했다. 경매로 집을 사고 뭔가를 함 해보자! 막연한 꿈이지만 막연히 집을 사려고 1년을 부동산 사이트를 보고 결국엔 집을 사지 않았던가. 지금도 막연하지만 구체적인 꿈을 꿀 수 있도록 매일매일 들여다본다면 뭔가 결실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 


처음 경매 사이트에 대해서 알고 난 뒤엔 마치 나만 소중한 정보를 알게 된 것처럼 쉬쉬했었다. 아는 만큼 들린다 했던가. 알고 보니 이탈리아 친구들은 쏠 쏠잖게 경매 사이트를 이야기한다. 거기다 복직 후 아는 회사 동료는 경매사이트로 집을 샀다고 말한다. 그래 모두가 다 경매로 집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투자하면 못할 법도 없는 법! 한 동안 허접한 경매 매물만 보다 지친 나의 마음에 새로운 기름을 부어주는 사건이었다. 

다시 심기일전! 


다음번엔 경매 사이트를 통해 집을 보며 느낀 나의 생각을 두서없이 써 봐야겠다. 

이제 슬슬 퇴근 준비를 해야겠다. 아이가 기다리는 보육원으로 뛰어가야지. 다시 시작된 직딩 생활, 다시 심기일전한 꿈 그리고 바쁜 워킹 맘으로 오늘도 씩씩히 하루의 두 번째 챕터를 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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