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나이의 제주섬 이야기 Vol. 2
지금으로부터 거의 8년 전쯤 제주 이주를 생각하면서 가장 먼저
알아보아야 할 것들이 있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집'을 알아보는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우선 제주 이주를 생각하는 대게의 사람들은 푸른 잔디정원과
새하얀 외벽, 그리고 조화를 이루는 바닷가 에머럴드의 조화를 상상할 것이다.
물론 경제적 여건이 허락한다면 꿈은 현실로 가능해진다.
필자와는 무관한 '상상 속의 현실'이었기에 생활정보지를 기웃거려야 했다.
그런데 '아뿔싸!'
심지어 생활정보지를 찾아보는 일조차 낯설어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육지에서 그 흔한 생활정보지의 이름으로 검색하니 무언가 정보가 부족했다.
당시만 해도 그 정보지가 제주에서는 그다지 인지도가 없었던 탓이었을까?
처음에는 "제주에 원래 이렇게 매물정보가 없는 건가?" 생각도 했지만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사연인 즉,
제주에서는 오래전부터 '오일장신문'이라는 생활정보지를 이용한다고 했다.
요즘에는 경쟁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정보의 채널이 다양해지고, 인터넷이나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지만 제주섬 소나이의 생각으로는
아직도 이 생활정보지의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솔직한 표현이다.
재미난 제주 이야기를 하나 하고자 한다.
당시에 정보지를 보면서 매물을 알아보다 보니 '신구간'이란 용어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참으로 낯선 단어이다.
신구간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제주의 전통 풍습으로, 대한 후 5일째부터 입춘 3일 전까지로 7~8일 정도의 기간을 말하며, 이 시기에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모든 신들이 임무교대를 위해 천상으로 출타 중이라는 속설이 전해져 이때 미뤄두었던 이사나 집수리, 변소 개량을 한다.
사전적 의미를 떠나 좀 더 과학적으로 설명한 이유를 듣다 보면 일면 수긍되는 점이 많기도 하다.
농경사회이다 보니 농한기를 택했을 것이고, 따뜻하기 직전 세균 번식이 멈추는 5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하는 시기가 이 시기이다 보니 과학적 근거도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가장 일리 있는 논리는 일손이 한가할 때 집수리도 하고, 여러모로 일손 도움도 쉽게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풍습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논리적으로 타당해 보인다.
신구간에는 제주섬의 모든 가전제품 취급점이나 가구 취급점이 신구간 맞이 특별 세일을 한다.
그리고 이삿짐센터는 24시간도 모자랄 만큼 분주해진다.
요즘에는 그나마 외지 유입인구가 많아지고, 젊은 층의 의식변화로 '신구간'이 점점 퇴색되어
간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기간에 이사를 하자면 당장 이삿짐센터부터 견적이 다르다.
한마디로 에누리 없는 장사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 이삿짐센터 종사자분들이 이 시기에 일 년 벌이를 다 한다고 할 만큼 폭리를 취하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아마 수년 뒤면 '신구간' 풍습이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신(神)'이 근무교대를 하러 갔으니
이 기간 만이라도 최소한 몸가짐을 평소보다 더 가지런히 해야 할 것 같다.
평소 나를 지켜주고, 가족을 지켜주는 신들이 부재중이니 혹시나 해서다.
Feb 16. 2016... by 소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