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순례 Jul 17. 2020

그대의 눈은 그대의 수호천사이다

눈으로 본 인생론

,

유년기에, 그대는 그대를 지켜보는 눈과 하나였다. 둘은 물질적인 것이 아닌 영적인 것으로 얽혀있었다. 아직 의식의 사고가 존재하지 않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 일이다. 꿈과 같아서 황홀했고, 꿈과 같아서 의식적 기억에는 흔적조차 없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이때를 동경하고 이때를 회복시키려는 희망을 가진다.       


눈,

청소년기에, 그대는 지켜보는 눈을 두려워했다. 눈은 그대의 본능 탐지기였다. 눈은 본능 중에 사회가 원하는 것만 골라 주었다. 그대는 등 뒤에서 그대를 지켜보는 탐지기 눈이 있다는 것을 희미하게 느꼈지만, 점점 멀어졌다. 그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 눈이 떠난 것은 아니다.       


눈,

성인기에, 그대를 지켜주는 눈은 더 이상 그대를 지켜주는 눈이 아니었다. 그대는 그 눈 없이도 살 수 있었다. 그런 환상을 쫓을 시간이 없었다. 성인의 시간을 빨랐다. 세상에는 그대가 몰라 배워야 할 눈이 더 많았다. 그 눈은 그대의 것이라 하는 순간 장님이 됐지만, 보지 못하는 장님은 마약과 같아서 그대를 떠나지 않았다. 마약은 모르는 현상을 아는 현상인 것처럼 취하게 한다.        


눈,

중년기에, 그대는 그대를 지켜주던 눈을 다시 찾는 순례자가 된다. 다시 찾으려 나선 눈은 그대와 하나였던 유년기의 그 눈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관찰자의 입장이 변한 지금, 그 두 눈은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것처럼 됐다. 이유는 그 눈을 너무 멀리 떠나있음으로, 역설적으로 그 눈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떠남으로 떠난 그것을 제대로 인식한다.        


눈,

노년에, 그대를 지켜주는 눈은 또한 그대 가슴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물리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서서히 혼자가 되는 시기에 그대의 진정하고 영원한 벗은 “그대를 지켜주는 눈”임이 드러나야 한다. 그 눈은 그대 온 생애를 지켜봤고, 함께 했고, 그대를 위해서 최선의 것을 그대에게 주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 눈은 그대의 출생 전부터, 그대의 죽음 이후까지 영원히 함께할 그대의 수호천사이다.       


눈,

사후세계에, 그대는 유년기 때처럼 그대를 지켜주는 눈과 다시 하나 된다. 차이가 있다면 몸의 옷을 벗어버린 그대는 그 현상을 무의식적이 아닌 분명한 사고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하나이면서 둘임을, 또한 둘이면서 하나인 역설적인 진리를 인식의 차원이 아닌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눈,

그대의 수호천사인 눈은 오늘도 그대를 똑같이 지켜본다.   



 가나심리치료연구소  박성만

 http://www.gana6.com


작가의 이전글 꽃빛에 비친 내 모습은 꽃보다 더 아름다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