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호랑이와 화친하라

영화 파이 이야기 Life of P

by 마음순례


2013년에 개봉한 이안 감독의 인도영화 “파이이야기Life of Pi”가 있다. 영화의 주 줄거리는 각종 동물을 싣고 항해하던 화물선이 난파되어 모두 익사당하고, 작은 구조용 목선에 파이와 사나온 뱅갈호랑이만 남으면서 시작된다.


파이는 굶주린 호랑이에게 잡혀 죽을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나름 공존하는 방법을 익힌다. 그것은 항상 긴장해야 하는 것이고 서로의 욕구를 존중받으면서도 서로의 욕구를 침범하면 안 되는 것이다. 잠시도 눈을 감고 편안히 잠을 청할 수 없는 노릇이다.


마침내 목적도 방향도 없이 대양을 떠돌아다니던 목선이 구조됐다. 파이는 그 지루하고 외롭고 불안했던 표류를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만일 배안에 호랑이가 없었다면 나는 삶을 포기했을 것이다. 나는 배안에서 호랑이와 싸우느라고 외로움을 이겨냈고 살아야 한다는 의욕을 가질 수 있었다.’

분석심리학에 의하면 사람은 제 무의식 안에 콤플렉스(감정의 덩어리)와 사투하는 존재이다. 모든 콤플렉스가 없어진다면 강물과 같은 평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만일 그것이 현실이 된다면 그는 정신 에너지 제로상태로 어떤 정신적 신체적 활동도 할 수 없게 된다. 하나의 콤플렉스가 해결되면 또 다른 새로운 콤플렉스가 생겨 콤플렉스의 낙차가 생기고, 그 낙차에서 생기는 에너지로 사람은 산다. 분석심리학은 우리에게 콤플렉스를 없애라거나, 더 좋은 것을 승화시켜 나가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알아차리라고 한다. 이를 의식화라 하는데, 의식화된 콤플렉스는 그의 개성이고 삶의 에너지로 전용된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단 하루라도 바람 잘 날이 있었던가? 없었다. 인생은 맞바람과 마주하며 자기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지, 순풍에 돛을 달고 바람이 부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내 삶의 주체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자신 안의 호랑이와 매일 매일 싸워야 한다. 그러면서 호랑이와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사람은 공존할 수 없다고 한 그 어떤 것과 공존하는 법을 배움으로 내적 성장을 한다. 사다리를 타고 점점 더 높은 곳에 오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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