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자꾸만 기분좋은 상상을 한다
마지막 다정했던 통화 때문에
다시 얼굴보고 헤어지기로 한 날
내게 미안하다며 우리 같이 잘해보자며
그렇게 말해줄 것만 같아서
혼자서 이렇게 대답할까 저렇게 말할까 들뜬다
그렇지만 문득 송곳으로 심장이 뚫린 듯
얼음 같은 현실이 뒤이어 나를 헤집는다
너는 떠났고 내게 마음을 더이상 줄 수 없다 했고
기분좋은 상상은 현실이 절대 되지 못한다는 것
아무리 애써도 우린 아마 끝이라는 것
어떻게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네가 아직도 너무나 사랑스러운데
하루는 화가 나고 하루는 그저 슬프고
또 하루는 쓸데없이 희망차고 실망하고
그렇게 너 없는 하루가 쌓여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