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아침부터 연락이 왔다
비록 장거리가 되어 헤어지게 됐지만
유선상 업무통화하듯 끝내기엔 오래 만난 우리
얼굴은 보고 헤어져야 하지 않겠냐던 네 말
그래서 언제 볼 건지 연락하겠다던 그 연락
기다리진 않았지만
보는 순간 나는 또 무너졌다
이미 읽은 한 마디를 몇번이고 곱씹어보며
뭐라 답할 지 하루종일 고민했다
붙잡아볼까 미련있어 보이게 여지를 둘까
아무렇지 않은 척 단답만 할까
그냥 읽씹해버리고 말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사이
아침은 밤에서, 밤은 새벽이 다되었다
참 간사하게도 그사이 혹시라도 네가 내 연락을 동동거리며 기다리고 있진 않을까 잠시나마 흐뭇한 상상도 해가며 고민했다
큰 맘먹고 답장했다
업무연락 주고받듯
언제 만날 지 일정을 정했다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서
감기조심하고 잘 지내라며 잘자라고 답장했다
너 역시 그동안 묻지도 않던 내 안부를 챙겼다
지난 몇개월동안 잘자란 인사를 하지 않던 우리가
서로에게 안부를 챙기고 잘자라고 인사하는 게
참 우습다
이렇게 하나씩 남이 되어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