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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목란 바라기 Oct 24. 2020

시진핑의 6.25전쟁 연설 : 대만 무력 통일의 암시?

http://www.xinhuanet.com/politics/2020-10/23/c_1126649916.htm

-시진핑의 항미원조(6.25전쟁) 70주년 기념 연설 전문 - 



10월 12일 중국의 환구시보는 방탄소년단이 밴플리트 상을 받으면서 6.25 전쟁을 한미 양국이 공통으로 겪은 고난의 역사라고 말한 소감이 중국 네티즌의 분노를 일으켰으며, 어떤 BTS에게서 탈덕한 이의 말을 빌어 이는 국가의 존엄에 관련되는 문제는 절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보도하였다. https://weibo.com/globaltimes?profile_ftype=1&is_all=1&is_search=1&key_word=bts#_0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밴플리트 수상 소감은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게다가 방탄소년단은 수상 소감에서 중국의 “중”자로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왜 중국 네티즌들은 방탄소년단의 저 소감에 대해 왜 중국의 존엄을 손상시켰다고 분개하는가? 


이번 시진핑의 항미원조 연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중공은 6.25 전쟁이 북한의 남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절대로 언급하지 않고, 이 전쟁을 항미원조抗美援朝라고 부르면서 미국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위대한 승리를 쟁취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방탄소년단이 미국에게 한국과 같이 고난의 역사를 겪었다고 말한 일은 중국인들에게는 6.25전쟁의 전범국에게 위로를 전한 것과 동시에 정의를 수호했던 중국을 모독하는 처사라고 비춰지는 것이다. 기실 중공은 근래 스스로를 정의와 평화의 수호자라고 내세우고 있다. 이번에도 시진핑은 항미원조를 거울삼아, 큰 책임을 맡은 대국으로서 세계의 화합을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며, 또한 미국을 겨냥해서 유아독존적인 패권주의는 죽음으로 이르는 결말 밖에 낳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즉, 중공 외교부가 저번 방탄소년단의 수상 소감에 대해 “역사를 거울로 삼아, 우호를 촉진하자”라고 논평한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해석을 해야한다.  


필자는 이번 시진핑의 항미원조 연설을 보고 어쩌면 미국이 대선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서 중공이 대만 무력 통일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대내외의 관측대로 시진핑이 모택동처럼 영구 집권을 노린다면, 지금 가장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장정과 같은 업적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재 그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의 업적은 단 한 가지만 남았다. 바로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는 일이다. 게다가 미국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장 극심하게 창궐하고 있는 나라이다. 따라서 중공은 대만 무력 통일을 시도할 때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기실 중국 내부에서 대만을 무력통일하자는 주장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시진핑이 직접 전쟁 불사를 언급한 것은 주목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게다가 이번 주 내내 항미원조의 중공식 해석을 아주 강도높게 대내외에 선전했다. 물론 많은 이들은 중공이 이성을 갖췄다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시진핑은 중화주의 선전의 물결 속에서 국뽕을 제대로 맞아 2차 대전 때 히틀러가 소련과의 불가침 조약을 깨는 것과 같은 일도 마다하지 않을 수 있다. 


시진핑은 이번 연설에서 누구도 조국의 신성한 영토를 침범하거나 분열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동시에 중국이 6.25전쟁에서 먼저 선빵을 날려서 제국주의자들에게 백 대를 맞을 것을 면했다고 하였다. 이는 대만의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군사적 행동을 불사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시진핑은 6.25전쟁에 대해서 동쪽의 해안에서 몇 대의 대포의 위력으로 한 나라를 강제로 점령하는 시대에 종언을 고했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중공은 미국 제 7함대를 두려워 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진핑은 민족의 부흥을 위해서라면 항미원조 때처럼 희생을 아까워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였다. 이는 대만과 미국이 중국 해안 도시를 공습하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신호로도 여겨진다.  


시진핑의 이런 발언에 맞춰 중공은 대만과 홍콩 문제를 거론하는 서방 여러 나라에게 보다 강력한 제재 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영국이 홍콩인들에게 영국 국민 해외 여권을 발급하겠다고 하자, 이에 중공은 영국인의 여권 자체를 무효화 하겠다고 나섰다. 만약에 이를 실제로 시행하면, 중국에 있는 모든 영국인들은 불법체류자가 되어 중국 국내법에 의해 감금될 수도 있다.  


많은 역사적 사건은 사람들의 예상 밖에서 터진다. 미국 9.11테러가 그랬고, 이번 코로나 대유행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타자를 치는 이 순간에 중공의 공군이 대만 해협을 날아갈 수도 있다. 앞으로 미국 대선까지 11일이 남았다. 이 기간 동안 동아시아의 화약고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번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이 근소하게 승리한다면, 트럼프가 대놓고 불복하는 전략을 채택할지도 모르고, 심지어 굽시니스트의 만평처럼 미국에 내전급의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025 아마 이는 중공이 정말로 간절히 바라는 시나리오일 것이다. 왜냐하면 인민해방군이 가장 부담없이 대만 무력 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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