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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목란 바라기 Aug 09. 2022

윤석열 정권의 무정부 상태와 작은정부론의 함정

윤석열 정권은 무정부 상태에 들어갔다. 천조국의 제2인자 낸시 펠로시가 방한했는데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외교참사를 저지르는가 하면, 이번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에도 비상대책본부는 가동하기는 커녕 감감 무소식이다. 세간에 흐르는 비오는 거리를 보며 파전에 막걸리를 먹는다는 조롱이 진실일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기실 윤석열 정부가 이런 처참한 행태를 보이리라는 것은 그들이 집권하기 전부터 작은 정부라는 통치 이념을 내세웠을 때부터 짐작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작은 정부라는 통치 이념은 녀석들의 부패와 무능을 분식시키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해 크나큰 환상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전한 초 혜제가 즉위한 뒤 유방의 공신 가운데 하나인 조참은 제나라로 가서 상이 되었다. 그런데 비록 유방이 천하 통일을 했지만 기실 제나라 지방은 여전히 반독립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예컨대 제나라 사람들은 여후 때 중앙에서 반포한 <이년율령>이 아니라 전국시대 제나라에서 만든 법을 그대로 따랐다. 이런 와중에 조참이 과연 무슨 정책을 능동적으로 시행할 수 있겠는가. 사료에 따르면 조참은 개공이라는 사람이 설파한 황로사상을 받아들여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소하가 죽은 뒤 그를 대신해서 상국이 된 이후에도 매일 술을 먹으면서 정사는 돌보지 않았다. 오직 그들의 직할지인 옛 진나라 영토를 장악하는데 급급했다. 각자도생의 시대, 빈부격차는 날로 심해졌고, 이는 양한시대를 관통하는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다. 


전한 초기의 무위지치는 한문제가 중농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면서 막을 내린다. 한문제도 황로사상의 신봉자였지만, 적극적으로 재정과 군비확충에 나선다. 한문제는 지도자가 능력과 의지가 있다면, 무위지치나 작은정부론 같은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에 한문제가 적절히 부국강병책을 시행하지 않았다면, 한경제는 오초칠국의 난을 진압하지 못하고, 중국은 다시 사분오열 되어서 역사는 크게 뒤바뀌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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